- 도라미를 안아주는 그 장면에서 호진의 마음이 궁금했는데, 연민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의미인가?
"무희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감추려 한다. 내가 이걸 말하면 도망가겠지 라고 생각하는 무희가 안타까워서 호진의 그런 표정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도라미와 무희를 분리된 존재하고 생각하지 않았다. 고윤정 배우와도 "사실은 두 사람이 같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
- 끝까지 보면 도라미가 두 사람 사이를 잇는 굉장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도라미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때 조금 난해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질 수 있게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도라미와 차무희의 촬영은 어땠나?
"윤정 배우가 고생이 많았다. 주호진, 차무희 분량이 많고 대사량도 많다. 윤정 배우는 거의 1인 2역을 하다 보니 하루 종일 촬영을 할 정도였다. 해외 촬영까지 있었으니 배우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여정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하나도 티를 내지 않고 즐겁게 촬영을 해줬다."
- 주호진은 초반부터 굉장히 다정하고 섬세한, 배려심 많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지점이 김선호 배우와 잘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작은 디테일이나 표정까지 섬세하게 표현이 됐다 싶은데, 촬영하면서 놀라웠다 하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 촬영이 초반에 이뤄졌는데, 캐릭터를 보여드리기 시작하는 구간이기도 했다. 대본에 어느 정도 표현이 되어있기도 하지만, 두 배우가 만들어낸 부분도 있다. 호진이 무희에게 "불행을 쫓는 사람이 떠났으니 행복만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을 때 무희가 "해석이 좋다"는 얘기를 한다. 호진이 T스럽게 툭 던지는 말이지만 무희에게는 위로가 되게 표현이 되어야 했다. 고윤정 배우가 고양이 인형을 집어 들더라. 말에 위로를 받았다는 것을 인형으로 표현하는 캐릭터임을 보여준다. 그때 웃지도 못하는 호진의 리액션은 김선호 배우가 만들어낸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받으면서 꾸벅 인사를 하는 디테일도 김선호 배우가 만들어냈다. 예의 바른 캐릭터임을 보여준다. 3부 엔딩에서 오로라를 보러 가자고 무희가 말하는데, 고윤정 배우가 춤을 추면서 한다. 그건 대본에 없다. 그리고 김선호 배우가 그런 무희를 황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배우들 덕분에 풍성하게 표현이 됐다."
- 도라미의 "자기야" 톤도 배우가 정한 건가?
"맞다. 고윤정 배우가 직접 잡아간 거다."
- 로코는 로맨스뿐만 아니라 코믹함을 더하는 센스와 연기력이 중요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김선호 배우는 로코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디테일한 표현력, 리액션이 훌륭한 배우인데, '이사통' 초반엔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지만 후반부 도라미의 등장과 함께 재미있는 지점이 많이 생겼다. 캐릭터의 선을 지키면서 재미를 더하기 위해 서로 의논한 지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도라미와 만나면서 호진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느낌이라, 본인도 하지 않던 리액션을 하게 된다. 김선호 배우가 굉장히 출중한 연기력을 보여줘서 그들의 유쾌한 관계성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 "당신"이라는 호칭이 다소 낯설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런 문장을 쓰는 인물이다. 호진은 트렌디하고 요즘의 흐름이 묻어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고전적, 클래식한 인물로 가져가려고 했다. 그래서 그런 말이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집이나 의상 등을 통해 정돈된 느낌을 내려고 했다. 그런 캐릭터의 표현이 로코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그렇게 표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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