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공부하기 정말 어려웠다”며 “4개월 동안 대본 위주 단어만 숙지하고 반복했고, 이후 감정을 넣어 표현하는 걸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제가 ‘아이가 왜 그러죠? 구급차를 불러주세요.’라는 대사를 하면 이후 통역 선생님들이 조언을 주고 또다시 맞춰나가고 이러한 과정이 쌓이니 타이밍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많은 언어 중 김선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언어로 ‘이탈리어’를 꼽았다. 그는 “연기를 했을 때 희열을 느낀 건 이탈리아어”라며 “그러나 현재 실력은 별로 좋지 않다. 그냥 연기에 최선을 다했는데, 심지어 이탈리어 같은 경우는 생전 처음이라 어려웠다. 그런데 하도 듣다 보니 이탈리아 현지에 가서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괜히 현지에서 한 번씩 써보며 남다른 뿌듯함을 느꼈다고.
극에선 이탈리아 친구로 방송인 알베르토도 등장하는데, 김선호가 말하길 “알베르토씨가 제 발음이 좋다고 해주셔서 의심하며 반문했는데 ‘진짜 좋다’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통역사분들이 지닌 단정함과 이런 분위기가 묻어나는 옷, 일하면서 나오는 제스처 등을 꼼꼼하게 공부하고 신경썼다”며 통역사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지점을 말했다.
무엇보다 통역사로서 ‘목소리 연기’ 비중이 매우 큰데, 김선호는 연극 시절 했던 발성과 다르게 표현하고자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사실 발성 고민이 많았다. 제가 시작을 연극으로 해서 목이 갈리거나 쇳소리가 나는 것도 오히려 리얼함을 위해 괜찮다고 생각하고 이를 더 추구했는데 드라마는 더 딥하고 섬세하게 잡아내기에 다름을 느꼈다”며 “이번 역할에서 신경 쓰려고 했던 건 이어폰 마이크로 나가는 순간의 톤과 정확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 역시 조금 플랫하게 전달하고자 했고, 최대한 발음을 뭉개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주호진이 문학적으로 문어체를 많이 사용하니 그것 역시 자연스럽게 하면서 발음을 뭉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다시금 강조하며 유튜브를 보며 발성법을 여전히 배우고 따라 하고 있다는 비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선호는 “감정의 잔잔함과 공감하지 못하는 성격 유형은 저와 반대의 유형이라 주호진의 단호함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땐 실제 성격이 T인 윤정씨에게 물어봤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통역사 역할 외에도 앞서 유영은 감독은 작품 제작발표회에서 김선호를 캐스팅한 이유에 “언어 부담뿐 아니라 주호진이라는 캐릭터는 단정하고 담백한 인물이다 보니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 연기가 중요한데 그 부분에 있어서 김선호 배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부분이 컸다”고 말하며 주호진의 받쳐주는 연기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에 “감독님 칭찬 듣고 4일 정도 기분이 좋았다”며 “감독님이 생각보다 칭찬을 잘 안 해주셔서 그 칭찬이 더 진심인 것처럼 느껴져서 감동받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작가님들이랑 주호진은 플랫하고 바르게 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저는 호진이 ‘유연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기에 제 나름대로 위트와 유연함으로 부드럽게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김선호는 ‘보조개 멘트 장면’ 등 애드리브로 이뤄진 순간들을 꼽았다. 그는 “제작진, 배우와 함께 즉석에서 만들어 가며 설정에 갇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너무 단단하게만 집중해서 표현하면 생동감을 잃을까 봐 계속 이 점을 유념했다”고 밝혔다.
단단하고 정제된 주호진을 극에서 깨워주는 건 차무희의 또 다른 자아 ‘도라미’다. 이에 김선호는 “사실 도라미가 나오는 순간은 굉장히 편했다. 도라미와 있을 때 벌어지는 일은 주호진과 둘만의 비밀이지 않나. 주호진 역시 스스럼없이 본인을 보여줄 수 있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사랑에 서툰 주호진의 어설픔이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도라미 설정에 장르가 바뀌거나 흐름이 끊기는 느낌에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이에 김선호는 “작가님들의 의도를 명확히 알아 그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당신’이라는 많은 문어체 사용에도 “전 어색하게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도라미는 소통에 필요한 통역사가 나타나는 지점이라 생각해서 괜찮게 봤다. 도라미가 솔직하기하지만 너무 순수해서 아이처럼 보일 때는 감정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진과 무희의 영원할 해피엔딩을 꿈꾸며 김선호는 “둘은 안 헤어졌을 것 같아요.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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