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주호진이 보여주는 사랑은 안타깝고 아리다. 정리가 되지 않으면 말을 하지 못하는, 직업적 특성이 감정표현에도 묻어나는 주호진은 되는 대로 일단 말을 던지고 보는 차무희와 연거푸 엇갈리고 오해하며 상처받는다. 그러면서도 차무희를 외면하지 못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고 귀 기울인다. 그런 주호진의 사려 깊은, 짝사랑 아닌 짝사랑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온전히 그의 사랑을 믿게 된다.
'스타트업'(2020)에서 차가운 머리로 실력을 펼치는 능력남 한지평으로 등장해 키다리 아저씨 같은 매력으로 여심을 녹였던 때와는 또 다르다. '백일의 낭군님'(2018)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들을 이어주는 조력자로 나섰던 정제윤의 속 깊은 순애보와도 다르다.
주호진은 통역사로서 때로는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인물이지만 그 존재감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 크다. 차무희가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 그의 음성에 기대어 지내면 지낼수록 보이지 않는 그의 존재감은 점점 더 커졌다. 게다가 김선호의 단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목소리를 인이어(이어폰)로 계속 듣고 있는데 감정의 밀도가 높아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시청자들 역시 주호진에게 그렇게 전적으로 기대게 되고 만다.
하물며 소설까지 내본 경험이 있는 지적인 이미지의 통역사라는 캐릭터는 김선호의 훤칠하고 반듯한 외모에 힘입어 더욱 세련되게 빛난다. 그런 사람과 해외에서 이어지는 우여곡절 속에 형성된 인간적인 친밀함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얼굴합이 좋다"고 표현될 정도로 케미스트리가 뛰어난 두 배우의 모습은 아름다운 해외 로케이션과 어우러져 보는 재미가 더욱 높아진다.
그렇게 차무희의 감정이 커지는 만큼 주호진을 향한 팬들의 마음도 커지는데, 주호진은 늘 자신의 언행을 단속한다. 그럼에도 그의 사랑이 부각될 수 있는 건 김선호의 눈빛 연기 덕분이다. 정제된 언행으로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그의 마음이 그의 투명한 눈빛으로 전부 드러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애써 누르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그의 애틋한 마음은 그렁그렁 눈가에 고인 눈물로 몇 차례나 시청자들에게 들통이 나고 만다. 눈물을 비추는 순간에는 "너무 억울하니까"라는 식으로 복받친 감정을 토로하기도 하는데, 그때의 먹먹함은 팬들에게 슬픔인 동시에 기쁨이 된다. 열애의 쓴맛을 보는 주호진이 안타깝지만 동시에 '로맨스 천재' 김선호의 귀환을 목격하는 희열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어서다.
이처럼 김선호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잘할 수 없는 로맨스 연기로 팬들의 믿음을 다시금 공고히 하고 있다. 그의 연기가 팬들에게 제대로 통했다는 사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해지는 뜨거운 반응으로 확인된다. 그를 향한 믿음이 한국,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1위라는 수치로 증명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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