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는 나를 데리고 교회에 가서 100가지도 넘는 소원을 하나님께 빌었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하나님이 다 들어주실 거라고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지만,
난 세상에 하나님이 어디 있냐며 소원 빌기를 거부했다.
잘못했습니다.
당신의 존재를 믿겠습니다.
그러니 을이를 살려주십시오.
을이만 살려주시면 내게 허락된 모든 행복을 포기하겠습니다.
을이만 살려주시면 나에게 남아있는 삶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주십시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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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짓말처럼 그 말은 이루어졌지.
을이가 이 땅에 발을 디디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준영이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