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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2025년 영화결산] 흥행 공식이 바뀐 해, 스크린 빛낸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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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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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국 극장가는 끝내 ‘천만 영화’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아쉬운 성적표였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작 중심의 흥행 공식 대신 장르와 규모, 플랫폼을 넘나드는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과 만났고, 그 중심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스크린을 지켜낸 배우들이 있었다. 흥행의 크기보다 선택의 밀도, 기록보다 얼굴이 또렷이 남은 한 해. 2026년을 앞둔 지금, 2025년 극장가를 가장 선명하게 빛낸 얼굴들을 부문별로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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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상: 조정석…여름 극장가의 ‘정석’, 여전히 유효한 이름값

2025년 한국 영화 흥행 선두는 단연 ‘좀비딸’(감독 필감성)이었다. 최종 563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기록은 곧 조정석이라는 이름의 현재 현재진행형 티켓 파워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결과였다.

조정석은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이후 코미디, 멜론, 재난, 액션을 가리지 않고 대중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쌓아온 배우다. ‘엑시트’ ‘파일럿’에 이어 ‘좀비딸’까지 여름 극장가에서 반복적으로 통하는 공식은 더 이상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 유머와 감정의 균형, 캐릭터에 과잉 없이 스며드는 힘은 조정석만의 무기다.

‘좀비딸’은 기발한 설정과 가족 정서를 결합한 코미디로 전 세대 관객을 끌어안았고, 조정석은 그 중심에서 작품의 온도를 조율했다. 흥행이 쉽지 않았던 2025년, 조정석은 여전히 극장가가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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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상: 이병헌…스크린과 플랫폼을 가로지른 2025년의 중심

이병헌의 2025년은 ‘전성기의 재확인’에 가까웠다.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에서는 천재 바둑 기사 조훈현을 연기하며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쌓아 올렸고,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서는 하루아침에 삶의 기반을 잃은 가장의 절박함을 절제된 연기로 그려냈다.

특히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에 이어 골든 글로브 작품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2025년 한국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병헌은 국내외 무대를 오가며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OTT와 애니메이션, 시리즈까지 영역을 넓히면서도 연기의 밀도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관객성과 작품성, 화제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안은 이병헌의 2025년은 단순한 활약을 넘어 하나의 기준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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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변신상: 송혜교…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얼굴로

송헤교의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단순한 장르 도전이 아니었다. ‘더 글로리’ 이후 이어진 또 한 번의 이미지 전환이자, 스스로 쌓아온 익숙함을 과감히 벗어던진 선택이었다. 그는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기된 의식에 나서는 수녀 유니아를 통해 차갑고 서늘한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간절함을 축적해가는 방식은 송혜교가 선택한 새로운 연기 결이었다. 전여빈과의 워맨스 역시 극의 긴장과 몰입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러한 변신보다 ‘다르게 버텨내는 얼굴’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검은 수녀들’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은 송혜교가 감정을 밀어붙이기보다 끝까지 눌러두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공포와 종교적 상징이 강한 장르 안에서도 그는 인물의 절박함을 과장하지 않고, 침묵과 시선, 미세한 호흡 변화로 쌓아 올렸다. 이는 멜로드라마에서 구축해온 감정 표현 방식과는 결이 다른 접근으로 배우 송혜교의 연기 스펙트럼이 여전히 확장 중임을 보여줬다. 익숙한 얼굴을 지우고 낯선 결을 선택한 이 변신은 단발성 시도가 아니라, 그의 다음 선택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전환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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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상: 강하늘…한 해를 채운 얼굴, 장르를 넘나든 에너지

2025년 가장 자주 스크린과 화면에 등장한 배우를 꼽자면 강하늘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에서 광기 어린 스트리머를 홀로 이끌었고, ‘야당’(감독 황병국)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는 브로커로 상반된 얼굴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개봉된 ‘퍼스트 라이드’(감독 남대중)에서는 수학능력시험 전국 수석을 기록할 정도로 한 번 꽂힌 것에 광기의 집착을 보이는 집착러이자 ‘끝을 보는 놈’ 태정 역을 맡아 남다른 코미디 텐션을 보여줬다.

드라마와 OTT, 영화까지 쉼 없이 이어진 행보는 단순한 다작이 아니라 장르 실험에 가까웠다. ‘월간 강하늘’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바쁜 한 해였지만 캐릭터는 겹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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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상: 박정민…저예산 영화가 만든 가장 큰 반전

박정민의 ‘얼굴’(감독 연상호)은 2025년 극장가에서 가장 극적인 서사 중 하나였다. 제작비 2억원, 노개런티에 가까운 제작 환경에서 출발한 영화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저예산 영화의 기적’으로 남았다.

박정민은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을 오가는 1인 2역을 토해 인물의 시간과 감정을 설득력 있게 연결했다. 과장 없는 표현, 묵직한 감정의 축적은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핵심이었다. 흥행 수치보다 연기의 힘이 무엇인지 증명한 사례였다.

박정민의 연기는 이번에도 ‘보여주기’보다 ‘설득하기’에 가까웠다. 시각장애를 지닌 인물의 외형적 재현보다 삶의 태도와 감정의 결을 우선시하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인물의 리듬에 동화되도록 이끌었다. 특히 과거의 아버지와 현재의 아들을 오가는 1인 2역은 연기의 기술보다 인물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먼저였기에 가능했다. 대규모 제작비나 장르적 쾌감 없이도 스크린을 붙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정민의 ‘얼굴’은 2025년 한국 영화가 보여준 가장 단단한 연기적 성취 중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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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서수빈…2025년 극장가의 발견

‘세계의 주인’(감독 윤가은)을 통해 데뷔한 서수빈은 2025년 가장 인상적인 신인으로 남았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작품 속 18세 소녀 주인을 통해 흔들리는 감정과 불안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각종 영화제 신인상 수상은 결과였고, 진짜 성과는 관객과 업계 모두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윤가은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아래 서수빈은 과장 없는 얼굴로 스크린에 오래 남는 인상을 남겼다.

서수빈의 연기가 더욱 인상적인 이유는 인물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 태도에 있다.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 말보다 침묵이 먼저 나오는 얼굴은 캐릭터 주인을 실제에 가깝게 만들었다. 이는 연기 경험의 많고 적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에 가깝다. 첫 작품부터 무게감 있는 중심을 맡아 작품을 끌고 간 그의 존재는, 신인의 발견을 넘어 2025년 극장가가 얻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는다. 스크린에 새겨진 이 첫 얼굴은 분명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2025년 극장가는 숫자로 평가하기엔 부족한 해였다. 대신 배우들의 선택과 시간, 그리고 얼굴이 남았다. 화려한 천만 기록은 없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증명한 이 얼굴들은 2026년을 향한 한국 영화의 또 다른 출발선이 됐다.

 

 

https://news.nate.com/view/20251231n02761?mid=n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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