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우의 신뢰감 있는 연기의 핵심 요소로 평단과 팬들이 가장 먼저 꼽는 건 단연 목소리다. 중저음의 그윽한 톤은 그가 맡은 역할에 일단 호감을 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항시 한 템포의 여유를 머금은 속도와 또렷한 발음이 더해져 한층 안정적으로 만든다. 목소리를 자신의 강점으로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는 추영우는 이 얘길 꺼내자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그러나 인물을 만들 때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를 찾는 일은 그에게 중요한 선제 작업이다. 실제로 그는 목소리를 어떻게 잡을까? 궁금증을 안고 직접 물었다. 추영우에게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12명을 저음에서 고음순으로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캐릭터 이름들을 차근차근 훑으며 신중하게 고민하던 그는 아래와 같은 목소리 피라미드를 완성했다. 차기작 캐릭터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김재원과 <연애박사>의 박민재가 어디쯤 위치할지 상상해보는 건 독자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이중 봉수목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원래는 악귀답게 무게감있고, 효과음처럼 공포스러운 소리를 내는 설정이었는데, 내 생각에 봉수는 어린아이같은 말투와 하이톤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제멋대로이지만 순수한면이 드러났으면 했다. 능글맞은 승휘는 빠른 걸음걸이만큼 평소 내 톤보다 훨씬 높게 잡았다. 항상 급박하고 병원 복도를 뛰어다니며 당황하는 모습이 일상인 재원도 목소리를 조금 높여 캐릭터성을 강화했다. 반대로 필요한 말도 거의 하지않는 윤겸은 최대한 톤을 낮추어 이 인물에게 비밀스러운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도록 했다.”(추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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