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거창한 사건으로 관객을 끌고 가기 보다는 두 연인의 관계와 서로에게 스며드는 시간을 촘촘하게 그린다. 이들의 연인 시절을 반추하는 동시에 이별 10년 뒤 우연한 재회를 교차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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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연애물처럼 보이지만 곳곳에 배치된 연출적 장치와 결을 비튼 서사가 구교환, 문가영의 밀도 높은 멜로 연기와 맞물리며 웰메이드 로맨스를 완성한다. 구교환은 전형적인 멜로의 틀을 벗어난 연기로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한다. 특유의 유머와 생활감 있는 연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재회 전과 후 미세하게 달라지는 감정의 결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문가영 역시 10년의 시간을 인물 안에 무리 없이 담아내며 설득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쉽게 상상되지 않던 두 배우의 멜로 조합은 기분 좋은 반전으로 남는다.
영화는 젊은 연인의 사랑을 찬란하게 그리면서도 미완성된 청춘의 불안, 꿈의 무게를 솔직한 시선으로 마주한다. '만약에'라는 가정법 뒤에 숨은 후회가 가슴 한편 묵직하게 남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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