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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특집] 2025 올해의 시리즈 - BE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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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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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화합하는 이야기와 박보영의 재발견. 2025년 베스트 시리즈 1위는 tvN <미지의 서울>이 차지했다. <미지의 서울>은 “일란성쌍둥이의 ‘삶 교환’ 설정을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에 응축된 청년세대의 불안과 사회적 고립, 직장 내 괴롭힘과 정규직·비정규직간 불평등, 장애·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까지 복잡한 사정을 두루 헤아린 드라마”(오수경)다. 무엇보다 “사회 초년생, 성취 없는 인생을 살아온 중장년, 자기 자신으로 살 수도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던 장애인과 소수자 모두를 응원하며 각자의 얼굴을 찬찬히 봐주는”(박현주) 방식의 위로가 시대적 상흔을 껴안는다. 각기 다른 약점을 투명하게 비추는 주변부 캐릭터들도 안정적인 균형을 이룬다. “<미지의 서울>은 서울과 지방, 비장애인과 장애인, 남성과 여성이라는 위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뒤, 그 위계 안에서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탐구하며 ‘주변’의 세계를 넓히는 방식으로 ‘중심’과 싸워 이겼다.”(복길)


이야기가 문제를 증폭시키는 과정에 인물들을 활용하는 방식도 섬세하다. “장애를 갖거나 동성애 인물들이 ‘교훈용 캐릭터’가 아닌 고유한 욕망과 두려움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 점”(오수경)이 소수성을 함부로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 군상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다시 말해 “소수자를 특수 집단으로 분류하는 게 아니라 미래와 미지가 서로를 교환하여 연결되듯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로 치환하여 세상을 이해하게”(이자연) 한다. 평범하고 무난한, 그래서 완벽하거나 화려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극적 반전이나 지리멸렬한 복수극을 도모하지 않는 시리즈의 태도로 이어진다. “미래가 인내해온 사내 괴롭힘은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대갚음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그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벗어날 줄 아는 주도성을 되찾으며 보다 궁극적인 성장”(이자연)을 보인다. “치명적인 악인을 정성들여 세공하는 드라마도 의미가 있겠지만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 닮고 싶은 인간상을 세울 줄”(유선주) 알기에 시리즈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드라마의 메시지란 결국 인물의 선택, 경로, 결과에 대한 시청자의 판단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물간 관계의 넓이와 깊이를 더해가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이해”(위근우)시킨다는 점에서 단순 힐링물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


이어 배우 박보영의 재평가도 잇따른다. “박보영의 최선이자 최대치로 빚어낸 시대의 표정들”(진명현)은 오늘날 홀로 방 안에 웅크린 청년들의 민낯을 대변하고 “시대와 공명하고, 사회의 약자를 다 끌어안는 따뜻함”(박현주)이 잘 드러난다. “박보영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은 미래와 미지를 음성적으로 표현하기에 충분하고 그들의 조용한 음울함을 보여주기 안성맞춤이다. 눈빛, 몸짓, 목소리 등 비언어적 발화가 <미지의 서울>을 만나 날개를 폈다.”(이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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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에 이어 가장 많이 득표한 시리즈는 <은중과 상연>이다. 평자들은 이 15부작의 밀도 높은 캐릭터 조형에 상찬을 보냈다. “가볍고 전형적이어서 대중의 공감을 사기 쉬운 인물들을 그려내는 것을 대중 드라마의 미덕으로 여기는 시기에, 그보다는 좀더 콤플렉스한 인물을 구축함으로써 미묘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낸 기술”(박현주)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조영민 감독과 송혜진 작가의 시너지가 빚어낸 결과라는 진단을 비롯해 배우 김고은과 박지현의 열연도 거듭 거론되었다. 결말에 관한 호평도 많았다. 이 작품은 “끝내 ‘완전한 이해’가 아닌 ‘불완전한 받아들임’에 도달하는 과정을 일관성 있게 풀어낸”(오수경) 덕분에 “드라마란 시간의 적층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이유채)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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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폭싹 속았수다>는 “전 연령, 전 세대를 통합”(김송희)하는 “K드라마의 올 타임 스탠더드”(진명현)로서 박수받았다. “한국의 숨 가쁜 현대사라는 복잡한 흐름 속에서 부침을 거듭한 한 인생을 그려낸”(피어스 콘란) 이 작품은 가족애라는 테마를 중심에 둔 채 로맨스와 여성 서사를 조화롭게 아울러 폭넓은 시청자 층을 확보했다. “4부씩 3막으로 나눠 공개해서 한달 이상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전략, 주연배우 아이유와 박보검이 방영 중에 KBS <가요무대>에 출연한 순간”(김현수) 등 마케팅 측면에서 눈에 띄는 행보도 서사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다만 1960년대 이후 제주 배경에서 4·3의 맥락이 소거된 점, 촬영 현장 내 처우 문제가 대두된 점에 아쉬움을 드러낸 필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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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애마>는 “한국영화사에 필요했던 회고의 시선”(이우빈)을 견지해 호응을 얻었다. “야만의 시대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충무로’”(김성훈)에 다름없는 시리즈로서 영화 <애마부인>(1982) 제작기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배우 이하늬와 방효린이 분한 선후배 연기자 캐릭터의 충돌과 연대는 “80년대 애로물 속의 수동적 여성을 능동적 주체로 뒤집은 메타비평의 쾌감을 선사”(오수경)했다. 더불어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에도 ‘나로 사는 것’이 투쟁임을 직시하게 한 점, 극 중 감독판 영화에서 애마와 에리카(이하늬)가 말을 타고 떠나는 엔딩으로 가부장제 해방 가능성을 암시한 점은 한국 드라마의 여성 서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었다”(오수경).


5위 <협상의 기술>은 “M&A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아주 심플하게 풀어낸 오피스 드라마”(김현수)인 만큼 지지자들이 시즌2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작품이다. “인수합병 전문가가 오직 ‘자본의 논리’만으로 조직의 병폐를 타파하고 인간의 윤리마저 회복시킨다는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결국엔 그 이상을 포함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유능함’이 무엇인지 질문”(복길)하는 관점이 그간 법조계, 의료계를 조명한 ‘전문직 드라마’의 안일함과 대비된다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정의와 당위의 영역이 아닌 실리적인 타협의 전문가를 등장시키면서도 대중적 도덕 감수성을 해치지 않는 결과를 보여주는 정도로 드라마적 재미를 살려”(박현주) 차별화되었다는 것이다. “시대의 기운을 읽어내는 안판석 감독의 새로운 시도와 연출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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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에는 25년차 대기업 세일즈맨의 새옹지마를 다룬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올랐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부동산·세태 드라마처럼 보이나 한국 드라마에서 하기 어려운 성취를 보여줬다. 시대성을 생생히 반영하면서도 자기 성찰이라는 요소를 오만하지 않게 제시하며”(박현주) 작품을 끝까지 본 시청자에게 반전의 호감을 선사했다. 김 부장 역의 류승룡에 대한 호감은 작품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졌다. “류승룡은 밉상이다가도 이내 짠해지고, 이기적이면서도 끝까지 모질지 못한 온건한 속물 캐릭터를 자신만의 완급과 리듬으로”(유선주) 구현해냈다. “대리부터 임원까지, 사무직·영업직·공장직 등 다양한 회사원들의 입장을 그려”(조현나) 공감대를 넓혔으며 정재형 음악감독의 풍부한 음악이 정서적 몰입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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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에 오른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실의에 빠진 여자 앞에 고등학생 시절 죽은 첫사랑이 저승사자로 나타나는 판타지 로맨스다. 연이은 사회적 참사 속에서도 “충분한 애도가 불가능했던 한국 사회에 이제야 도착한 작품”(정재현)으로서 의미가 있다. “상실을 인정하고 자신을 용서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살아내는 주인공의 여정”(조현나)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참사 이후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남선우)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라는 지지를 받았다.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피어스 콘란) 연출과 각본은 짧은 6부작 전개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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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남성 카르텔과 피해자 여성 공조의 통쾌한 등가교환.”(김선영) 8위는 12월5일 공개 뒤 정주행한 평자들의 호응을 끌어낸 <자백의 대가>가 차지했다. 전도연김고은의 투톱 장르물로 살인사건의 진범과 두 여성 캐릭터의 협력에 대한 궁금증을 동력 삼아 질주한다. 이 작품을 지지한 평자들은 장르적 완성도를 강점으로 꼽았다. “개별적인 두개의 살인사건을 하나로 엮어 끌고 가는 복잡한 구조는 완벽하게 마무리 짓기 어려운데, 그 작업을 상당히 잘해냈다.”(듀나) “수많은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주인공 작품 중 가장 설득력 있으면서도 미스터리적 기본이 탄탄하다.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르적 기술이 놀랍고, 군더더기로 느껴지는 장면이 없다는 게 연출적 장점이다.”(박현주) 주연은 물론, “교도관 역의 김국희, 보호관찰관 역의 이상희 등 주변 인물을 맡은 배우들”(유선주)까지 호연을 펼쳐 서사적 설득력을 높였다.


9위는 중화권에서 한국 GL 드라마로 알려지며 깜짝 인기를 얻은 <선의의 경쟁>이다. 고3이라는 한정된 시기를 배경으로 삼되 입시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복잡미묘한 우정을 깊이 포착한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25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을 제대로 살린 리듬감”(듀나)으로 극적 긴장감을 유지했고, 원작 웹툰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강조해 장르적 밀도를 강화했다.


10위에는 박은빈과 설경구가 뒤틀린 사제 관계로 호흡을 맞춰 공개 전부터 관심을 끈 의학 드라마 <하이퍼나이프>가 올랐다. “우선순위가 뒤바뀐 상황이 주는 재미”(듀나)가 분명하며 “호감을 사기 어려운 주인공이라는, 한국 드라마에서 쉽지 않은 시도”(김송희)를 감행해 뚜렷한 개성을 만들었다. “메디컬 드라마의 서사적 변곡점을 보여주는 작품”(김선영)이라는 평가 속에 시즌2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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