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혁이가 “그쪽 보니까 또 머리가 아프다고…”라고 말하는 걸 보면 먼저 다림이를 찾아가지 않았던 이유는 결국 이거였을 거라고 생각해
혼자 있을 때, 다림이와 함께했던 기억들이 조각조각 스쳐 지나갔을지라도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단편적이고 흐릿한 잔상에 가까웠을 거고 무엇보다 다림이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면 또다시 머리가 아플 거라는 걸 아니까.. 예전의 공지혁은 굳이 그런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낼 사람이 아님
그런데 우연히 제주도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는 좀 달라
만약 우리가 알고 있던 ‘1년전 그 예전의 공지혁’ 그대로 였다면, 다림이를 봤어도 모른 척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을 거라고 봄
근데 그러지 않았어 계속 묻고, 따지고....
본인은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다림이라는 존재가 지혁이 무의식에서 계속 존재했었고.. 사고로 이루어진 키스를 통해 무의식에 갇혀있는 감정이 확 터져버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