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물리적으로 강하게 만들어도 되고
권력 쥐고 위에서 다 휘젓는 악독하지만 주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도 위화감이 안 크고, 혹은 점점 성장해서 위로 올라가는 성장캐로 그려도 성취감 빡 느껴지게 만들기 쉽다 보거든?
소년만화나 순정만화 문법 그대로 따와서 영웅서사 일대기에 집중하기도 좀 편하고
이를테면... 현실성 여부를 덜 따지게 되니까 여주의 능력치를 육각형으로 만들어도 딴지 걸릴 일이 덜 생기는 느낌이랄까
근데 현실 배경에서 여주를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리면서 동시에 주체성을 돋보이게 하려고 하면, 물론 그렇게 그려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있는데 좌절과 고통도 쎄게 던져줘야 핍진성이 생기더라고
마냥 강강강 먼치킨으로 그려내기는 어렵달까
물론 그 맛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 배경에 충실한 세계관에서 이야기를 쓰다보면 꼭... 이거 너무 현실성 떨어지지 않음? 이런 반응이 나와버리더라
현실사회의 한계란 걸 다들 체감하는 와중에... 그걸 완전히 외면하고 멋지게 성공해내고 당당하게 뭐든 돌파해내는 서사로 그리기엔 좀 현실성이니, 유리천장이니, 어쩌구저쩌구 몰입감 떨어지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더라고
그래서 현실사회 그 자체 배경에서 여주나 여캐 멋지게 쓰는게 솔직히 난이도 높다 생각함
판타지나 sf 같은 비현실적 설정을 조금이라도 섞든가 아니면 아예 웹소설이나 만화 같은 원작에서 따온 거라고 방패막이로 내세우던가 그래야 좀 표현의 자유가 넓어지는 느낌?
그래서 오로지 현실 기반 이야기인데 여성캐릭터를 잘 쓰는 작가들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곤 해
시대와 사회가 심어준 편견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올곧이 인간 개개인의 면면을 다채롭게 들여다보고 그걸 극본으로 표현한다는 게 진짜 쉽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