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를 담은 로맨스 영화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했다.
'만약에 우리'라는 제목은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헤어지지 않았을까"라는 가정을 담는다. 우연히 다시 만난 현재의 두 사람이 10년 전의 기억을 주고받으며 추억에 잠기고, 두 사람이 뜨겁게 사랑했던 시절과 헤어지게 된 이유를 떠올린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가까워지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의 설렘과 행복,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로 굳건하리라 믿었던 관계에 균열이 생기면서 헤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잘 못 만든' 로맨스물이 그렇듯 작위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예상할 수 있지만, '만약에 우리'는 감정선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 장점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처럼 느껴질 만큼 섬세한 터치가 느껴지는 연출이다.
특히 구교환은 자신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캐릭터에 디테일하게 녹여냈다. 잠시나마 관객 입장에서 '현실 남친'으로 느껴질 만큼 선명한 기억 조작에 나선다. 다른 배우였다면 해석이 전혀 달라졌을 캐릭터였겠지만, 구교환만의 소소한 장난기와 무해한 귀여움이 영화의 전반적인 톤을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문가영은 10년 전후의 톤을 전혀 다르게 잡은 점이 눈길을 끈다. 10년 전의 정원은 다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것이 아쉽지만,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정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린 시절의 톤을 높게 잡은 덕에 점점 현실의 피폐함에 지쳐가는 정원과 한층 성숙해진 10년 후 정원의 모습까지 다양한 변주를 보여줄 수 있었다.
(중략)
원작의 매력은 살리고, 한국판으로 더욱 세련된 감성을 갖춘 리메이크의 탄생이다. 간만에 잘 만든 로맨스가 올 겨울 극장가에 다시 로맨스 열풍을 불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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