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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어떻게 300조를 수출하겠나" 저작권 박탈·제작비 회수 안 되는 K콘텐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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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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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투데이는 창작자연대 대표를 맡은 정재홍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송창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총장과 함께 무너지고 있는 K콘텐츠 산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 109→77개 줄어든 제작편수…작가·배우들 "굉장히 어렵다"

 

국내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편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글로벌 OTT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 따르면, 방송사가 공급한 드라마 개수는 2019년 109개에서 2023년 77개로 29.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의 공급량은 같은 기간 3개에서 22개로 7배 넘게 증가했다.

 

배대식 사무총장은 방송사 드라마 제작편수가 감소하는 것에 "당연히 체감이 된다. 국내 방송사들은 제작비에 예산이 한정돼 있는데 제작비가 올라가니까 제작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쓸 수 있는 예산이 1000억이면 예전에 100억짜리 드라마라면 10편을 제작하는 숫자다. 그런데 예산이 150억이 되면 당연히 3분의 1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제작을 할 수 있는 게 6, 7편밖에 안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제작편수가 줄다 보니 드라마 작가, 배우들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홍 이사장은 "방송사에서는 드라마를 제작하면 적자가 난다고 한다. 넷플릭스나 OTT 쪽으로는 되지만 제작편수는 굉장히 많이 줄었다. 신인 작가들이 기회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잘 나가는 중견 작가들까지도 그렇다. 옛날에는 초기 4회 대본을 써도 편성이 됐는데 지금은 전 회차를 다 써야 한다. 전 회차를 몇 편씩 써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잘 나간다는 작가들도 지금 편성이 안 되고 있다. 절대적인 편수 자체가 줄어서 드라마 작가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송창곤 사무총장은 "2022년도에 OTT를 포함해서 드라마가 120편에서 계속 20~30%씩 줄어들고 있다. 올해의 경우에는 한 80편 정도로 알고 있다"며 "연기자 입장에서는 최저 출연료 보장을 위해서 국회와 관련 기관 쪽에 협상을 통해 최저 출연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8억→3억' 톱배우 출연료 낮춘 넷플릭스…중요한 건 배우 몸값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업계는 OTT 드라마 제작비가 수직 상승하는 경험을 했다. 제작비가 급증한 원인으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작품에 출연하는 몇몇 배우들의 '몸값'이 화두에 올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회당 4~5억 원, 많게는 8억 원에 이르는 출연료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넷플릭스는 배우들의 출연료에 상한선을 두며 '몸값 낮추기'에 들어갔다. 지난 9월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작품별 계약에서 회당 출연료를 최대 3억 원대 수준으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배우들의 '넷플릭스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다양한 OTT 플랫폼 작품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직접적인 트리거일 가능성은 낮지만 실제로 몇몇 배우들이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대신 디즈니+ 작품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중증외상센터' 주지훈과 '악연' 신민아는 디즈니+ '재혼황후'로, '다 이루어질지니' 수지는 디즈니+ '현혹'에,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는 디즈니+에서 공개되는 '21세기 대군부인'에 출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배우들의 출연료 문제가 다가 아니다. 송창곤 사무총장은 넷플릭스가 출연료 상한선을 낮춘 것에 대해 "주인공의 출연료가 낮아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주조연급, 그리고 스태프들이 직업군으로서 계속 이어질 수 있게끔 안전 장치가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하나의 장르이자 또 K콘텐츠라며 굉장히 잘 되고 있지 않나. 그것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잘못된 관행들, 불분명한 계약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안전 장치들이 먼저 마련돼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드라마를 촬영하면 재방료라든지 재사용료라든지 출연료와는 별도로, 드라마가 해외에 팔리거나 재사용됐을 때 연기자들에게 어떤 보상이 이뤄졌는데 넷플릭스의 경우 그런 보상을 안 해주고 있다"고 짚었다.

 

◆ 드라마 제작비 회수 불가, 빼앗긴 저작권…총체적 난국인 제작 생태계

방송사들은 드라마를 성공시켜도 제작비 리쿱(회수)이 안 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름이 많이 알려진 톱배우들을 섭외하지 못한 작품들은 제작비 리쿱에 필수적인 해외 판매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배대식 사무총장은 "일단 드라마를 제작하면 웬만한 배우 가지고는 무조건 적자다. 드라마 같은 경우 보통 해외 개별 판매가 들어가는데 그런 개별 판매가 이제 안 되고 유통 시장이 OTT로 거의 단일화가 됐다. 개별 시장은 이미 많이 죽었다 보니까 한정된 유통 시장에서 오리지널 제작이 아닌 방영권 판매를 하는 거다. 하지만 해외의 여러 로컬 OTT들이 살 수 있는 가격은 한정돼 있다. 제작비 100억짜리 드라마라면 그 100억을 살 수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넷플릭스밖에 없다. 시장의 큰손이니까. 다른 로컬 OTT들은 그 가격을 주고는 못 산다. 그러면 당연히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드라마 제작비 리쿱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제작 생태계의 위기다. 드라마를 만들면 이익이 남고 그 이윤은 더 좋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쓰여야 한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커지고, 이에 따라 제작편수가 감소하고 창작자들은 의욕을 잃는다.

 

정재홍 이사장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는 저작권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매절 계약을 맺는다. '비록 네가 만든 거지만 네가 나한테 납품하려면 저작권을 포기해라. 저작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돈 안 줄 거다'라면서다. 그런데 저작권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에 제작비를 조금 올려줄게' 이렇게 나오는 거다. 이러한 계약 방식을 전 세계적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OTT가 연출료, 배우들 출연료, 작가들 원고료 등 제작비를 전반적으로 올려놓다 보니까 국내 제작사들은 제작비 감당을 못하고 제작 편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지금 제일 큰 문제가 뭐냐면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자본이 형성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제작사들은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대박이 나도 제작비의 15% 정도만 이득이 있는 것이지 거의 모든 돈은 넷플릭스가 버는 거다. 그걸 갖고 무슨 수로 K콘텐츠 300조를 수출하겠는가"라고 짚었다.

 

또한 "저작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제작사들은 자본을 축적할 기회가 없다. 그리고 영화 감독, 드라마 감독, 작가들은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열정을 쏟아부을 이유가 없어진다.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지 않게 되고 그러면 좋은 드라마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유럽에서는 저작권 매절 계약을 하더라도 넷플릭스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공정 정당한 보상법을 만들었다. 미국, 영국에서는 작가들과 감독들이 파업을 해서 제도적으로 쟁취했다. 남미에도 상당수 나라들이 정당한 보상법을 만들었다. 즉 자국의 제작사와 창작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행포에 맞서 정당한 보상법을 법제화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정당한 보상법 자체를 만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너진 제작 생태계, 회복 방안은

 

그렇다면 무너진 제작 생태계 회복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먼저 정재홍 이사장은 "K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위기라는 것은 글로벌 OTT들이 저작권 매절 계약을 해서 저작권을 뺏어가기 때문에 생긴 위기라고 생각된다"며 한국의 창작자들에게도 저작권을 지킬 수 있도록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이사장은 "단지 배우나 작가들 몸값이 올라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넷플릭스가 제작비 몇 푼 올려주면서 단가만 올려가지고 국내 제작사 다 죽게 만들고 저작권을 다 뺏어가 버리는 게 핵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창곤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예술인들은 1% 정도만 고액으로 받고 있지만 그 나머지 1%가 잘 된 이유는 땀 흘리는 99%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어떤 연기자든 스태프들이든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 그랬을 때 이름 없는 연기자나 스태프들의 보험이라든지 임금이 보장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배대식 사무총장은 "일단 시장 스스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시장이 자생을 못하니까 정부도 문화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 공공적인 마인드로 대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지금 넷플릭스가 유통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 않나. 현재로서는 유통 시장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토종 OTT들, 방송사들이 그 정도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에 공공 OTT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부분도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OTT의 대안으로 떠오른 패스트 시장을 언급하면서 "정부도 투자를 하고 삼성이나 LG가 조 단위로 채널을 운영하면 우리나라 글로벌 플랫폼으로써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계도 콘텐츠 제작 환경에 대한 점검과 함께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고심 중이다. 지난 5월 열린 'K-드라마 산업 제도 개선 및 정책 제안 간담회'에서 이기헌 의원은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입과 산업 주체 간 상생을 위한 대타협이 필요하다"며 드라마 산업 특별법 제정 등 실질적인 입법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준혁 의원은 한국 드라마가 지닌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강조하며 "글로벌 자본 중심의 제작 환경에서 우리 드라마 산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https://www.stoo.com/article.php?aid=103968488420

 

중간에 다른 나라들 사례보니까 넷플이 우리나라에 깡패짓 하고 있는건 맞는거 같네 다른 나라엔 보상법이 있다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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