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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영화 한란 보고 온 후기(강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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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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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0 어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감독님,배우님들 나온다고 해서 혼자 보고왔어.

 

영화 <한란>은 1948년 4월 제주에서 일어난 4.3을 배경으로

토벌대를 피해 산으로 피난갔던 아진(김향기)이 집에 두고 갔던(노인과 어린이는 살려줄거라고 생각해서) 6살 딸 해생(김민채)을 다시 만나기 위해,

그리고 만난 뒤에는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어.

 

나는 개인적으로 잔인한 자료를 보거나 읽으면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충격이 커서

배우랑 포스터 보고 봐야겠다 하면서도 어떤 내용을 담고있을지 상상되니까 그냥 패스할지 너무 고민이 됐었어...

알쓸신잡이나 매년 4.3행사 관련 자료만 봐도 너무 끔찍하니깐...(심지어 그건 방송용으로 약한거만 보여준거..)

 

그래도 12세 영화고, 꼭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해서 용기내서 (눈 감고 귀 막고 벌벌 떨면서) 보고 왔어.

아래부터는 강강강 스포가 섞여있으니까 볼 사람은 노노

 

 

 

 

 

 

 

 

 

 

 

 

 

 

 

 

 

 

 

 

-결말 관련

근데... 하... 정말..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이었다..

차디찬 현실에 내동댕이 쳐진 느낌이었어. 

앞에 아진이가 숨쉬기 힘들어하기도 했고, 해생이한테 좋은 세상이 오면 학교도 가고 글도 배워서 이거 다 남겨야 한다고 해서

아.. 엄마는 죽더라도 아가는 살아남아서 글로 기록하나보다 했는데..

그 거센 파도도 견뎌냈는데.. 개새끼 토벌대도 없어졌으니 괜찮겠거니 했는데..

'폭도' 그 두 글자, 그리고 산을 배경으로 들리는 두 발의 총성이 앞에 나왔던 다른 학살 장면보다 더 힘들었어.

우리는 아진과 해생이의 여정을 같이 했지만 경찰이나 군인한테는 그냥 폭도로 정리되는 빨갱이 2명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근데 집와서 생각해보니 글로 남긴다는게 꼭 수기나 책처럼 남긴다는게 아니라 이름 세 글자를 남긴다는 의미가 아니었나 싶더라.

영화에서 죽은 많은 사람들 중에 이름이 제대로 기록된 사람은 아진이랑 해생이 뿐이더라고..

 

감독님이 실제로 제주에서 살아남아서 형무소에 갇혔던 여자들은 대전교도소로 이감되었고, 이감되고 얼마 안 있다가 한국전쟁이 일어나서 그때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다고 말해주셨어. 그래서 여러가지 결말 버전이 있었지만, 제주도에서 마무리하는 결말을 선택하신 것처럼 얘기하셨어. 

 

그리고 두 발의 총성 다음에 2025년의 제주를 보여주는데 한라산, 정방폭포, 4.3공원 이렇게 나오는데 갑자기 제주공항이 나와서 응? 이랬거든?

그것도 현재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관광지, 공항 부지도 다 학살이 자행됐던 곳이고 아직 그 자리에 유해가 있을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어.

4.3공원에 행불자 구역도 나오는데, 그건 지금도 유해발굴이 되고 신원이 확인되면 묘비에 이름을 지운대. 처음 알았어.

정말 너무 많아서 숨이 턱 막혔어.

 

- 해생이의 실어증

해생이가 마지막으로 말한게 할머니랑 마을사람들이랑 군인들 대면했을 때잖아.

그리고 자기는 아버지 죽었다, 보고싶다고 말만 했는데 결과적으론 마을 사람들이 다 죽었어.

어린 나이에 자기가 말을 잘못해서 할머니도 죽고 동네사람들도 죽은거라고 생각한건 아니었을까...

이거 생각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ㅠㅠ 겨우 6살인데 너무 많은걸 봤어ㅜㅜㅜㅜㅜㅜㅜ

 

- 문일병과 토벌대

명령이라 따르기는 하지만 인간을 죽이는 행동에는 매번 주저하는, 그러면서도 공산당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인물..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하는 건 애국이라는 믿음이 있었던거 같아.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잔인해지고 이유나 명분없는 살인게임을 하는 군인을 보면서 (백기를 든 민간인이나 같은 편인 군인도 죽여버리는)

민간인한테는 총을 제대로 겨누지도 못했던 사람이 같은 편인 군인들에게는 주저하지않고 총을 쏴..

그리고 그동안 막지 못하고 방관했다는 죄책감인지 자기 머리에도 방아쇠를 당겨

영화를 보고 있는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대신 해주는 캐릭터라 묘하게 신경쓰였어.

그러면서도 토벌대의 죽음을 저 한명의 일탈처럼 묘사한게 좀 아쉽기도 했어.

악역이 죽으면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는거에 슬프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한 장면이라서 자꾸 기억에 남아.

 

- 솔직히 엄청 잘 만든 영화는 아니야.

애기무당은 왜 넣은 캐릭터인지도 모르겠고..

산부대 얘기도 좀 아쉬웠어. 저 사람들도 토벌대랑 다르지 않다는걸 보여주려고 아진 남편 죽이는 장면을 넣은거 같은데..

제주도에 공산당원이 있었지만 그들과 별개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많이 죽었다를 말하려고 한거 같기도 한데 약간 산만해진 느낌이었어.

안그래도 4.3을 빨x이들이 한 짓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아직도 있는데 굳이 주인공 남편을 공산당인 산부대로 그린다..?

내 역사지식이 짧아서 그런거지만.. 산부대 캐릭터들로 4.3 전체를 음해하는 의견이 나올거 같아서 좀 걱정됐어.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4.3을 영화로 만드는 것 자체가 감독한테나 배우한테나 대단한 결정이라고 생각해.

보는 내내 힘들었지만 관심있는 덬들은 보는거 추천해..

그리고 이미 본 덬이면 영화 <지슬>도 봐봐. 

 

jLWqei
사진 못찍어서 죄송..

순서대로

장재웅(산부대 원병 역)

강구하(산부대 일두 역)

황정남(토벌대 박중사 역)

김원준(토벌대 문일병 역)

김향기(아진 역)

김민채(해생 역)

하명미 감독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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