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서로의 등대가 되어주는 우주와 메리 (2)
"왜 살다보면 앞이 캄캄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마다 여기와서 걸어요.
아빠가 별이 돼서 내가 막막할 때 마다
등대처럼 빛이 되어 주는 것 같아요."
메리는 우주에게 말해줬다.
아빠가 별이되어 등대처럼 저를 비춰주고,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다고,
그런 메리에게 우주는 답했다.
"내가 등대하면 되죠.
내가 메리씨 옆에 딱 붙어 서 있을게요.
업혀요. 빨리,
제가 이제부터 메리씨 혼자 안 무섭게
제가 옆에서 계속..(지켜줄게요)"
그리고 우주는 메리의 등대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그리고 삶은 결코 예측한 방향대로 흐르지 않았고, 나만 슬프고, 아프고, 괴로운 일이 생기지도 않았다. 까마득하게 모르고, 의심 조차 하지 못했던 일과 사람, 우주는 그 모든 일이 제게 속할 거라 예상하지 않았기에 그가 받은 충격은 상상도 못할 두려움을 안겨 주었다.
누군가의 제가 사랑하는 사람인 메리에게
등대가 되어준 우주에게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주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오늘의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보떼 백화점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는다해서 불안해 하는 메리를 오게 했는데, 그리고 이제 겨우 무사히 보냈다고 여겼는데, 제 눈앞에 바로 백상무가 나타날 줄 몰랐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우주 팀장님, 유메리씨와는 무슨 관계입니까?
부부, 맞습니까?"
"그게...그"
"백상무님?"
인사만 하고, 가려는 우주를 붙잡고 묻는 백상무.
상현의 말에 우주는 너무 당황했다.
무슨 말이든 해야 했고, 둘러되려는데,
진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상현과 할 말이 있다며 데려갔다.
그렇게 위기는 나름 무사히 넘긴 듯 했다.
"백상무님이 왜요?"
"모르겠어요. 갑자기 부부가 맞냐고 물어 보는데
마침, 진경이가 와 가지고, 그 후로는 지금까지
연락도 없구요."
"왜 그러지? 어? 근데, 백상무랑 진경씨는
원래 아는 사이예요?"
"동호회 회원이라는데, 둘이 아는 건
오늘 저도 처음 알았어요"
"괜찮겠죠?"
"괜찮을거예요, 백상무가 의심을 했어도
진경이가 알아서 잘 말했을 거예요."
"진경씨 한테도 너무 민폐네요, 진짜"
"하아, 그나저나 오늘 할머니한테
메리씨 꼭 소개시켜 주고 싶었는데
내일, 회사로 와요, 약속 잡을 테니까
아, 그리고 저녁엔 백상무 만나면 되겠네요."
"막상 가려니까 떨리네요."
우주는 메리에게 상현을 만난 것을 얘기하고, 그 얘기를 들으며 걱정하는 표정을 짓는 메리를 안아준다.
"같이 부딪혀 보기로 했잖아요, 걱정하지 마요"
우리, 같이 부딪혀요. 내가 옆에 딱 있을테니깐
우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메리.
우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메리.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키스를 나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계획했던 일이 잘 마무리 되어
우리에게 좋은 일만 있을 거라 뭐든 함께하자는 마음을 담아서
그러다 예상치 못한 메리의 여동생인 소리가 왔고, 다급하게 나가려던 우주는 미쳐 지우지 못한 립스틱이 번져 들켜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주는 메리와 일어나는
작고, 소소하지만 특별한 일들이 참 재밌다.
덕분에 또 하루 웃는 기분이다.
메리와의 사랑이 핑크빛으로 물들어갈 때쯤
제 집에선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할머니 저 두려워요. 할머니 생각이 맞을까봐"
무슨 일이 벌어지기 직전, 기시감이 있다.
그리고 신호도 온다. 그 느낌이 맞을꺼라는
무언의 확신과도 같은 감이랄까,
그 시각 메리도 명순당에 관련된 악플을 보고 있었고,
우주가 걱정되어 나갔다.
우주는 멀리 제게 손을 흔드는 메리가 있는 곳으로 갔다. 복잡하고, 고단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저를 보고 반가운듯 손을 흔드는 메리를 보니
"저녁은 먹었어요?"
"아, 잘 안 들어가요.
아, 근데 메리씨는 집에서 쉬지 왜 왔어요?"
우주의 안색을 보니 더 힘들어 보인 걸 느끼는 메리다.
늘 언제나 그랬듯이 메리에게 솔직한 우주다.
집에서 쉬지 왜 왔냐고 말했지만
이렇게 메리가 와줘서 참 고마운 우주다.
"왜오긴요,
우주씨 한숨 쉬는 거 들어 주려고 왔죠.
진짜~심난할 때 한숨 세 번 크게 쉬면
좀 괜찮대요."
마치, 굉장한 비법이라도 알려주는 듯 과장 되게 말하는 메리와 그런 메리를 보고 웃는 우주다.
"에이~"
"아~진짜! 해 봐요오~(한숨 쉬는) 시~작!"
한숨 비법을 전수한 메리와 그대로 따라하는 우주
최소한 이 순간은 한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진짜 많이 심난한가 보다,
숨에서 깊은 한이 느껴져요.
그래도 조금 괜찮죠?"
"응"
메리는 우주의 한숨을 들으니 오늘 하루 괴롭고 아팠던 우주의 마음이 전해졌다.
우주는 저를 걱정해서 또 위로하려는 메리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나머지는 나한테 얘기해 봐요.
내가 이 쪽 귀로 듣고, 이 쪽 귀로 흘릴게요."
우주는 그저 제 말을 들어주기만 한다는 메리의 마음이 너무 고맙지만 말을 안 하려는 게 아니라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저도 아직 이 상황들이 이러한 일들이
받아 들여지지 않았기에 믿어지지 않았기에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오케이."
메리가 더는 묻지 않은채
"나 그대~아주~작은 일까지 알고 싶지만~
어쩐지 그대~내게 말을 안 해요오"
우주는 갑자기 들려오는 메리의 노래에
한 번 놀라고, 고운 목소리에 미소가 지어지고,
가사 한 자 한 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 나 같으면 얘기해줬다아~~"
메리는 일부러 더 말 끝을 늘리면서 우주에게
애교 있게 말했다.
이래도 얘기 안 해 줄 거예요?
"얘기해 줄게요."
하아, 내가 졌네요. 메리씨.
이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고모부가 의심되는 거잖아요, 지금?"
"J컨설팅 알아보라고 했을 때도 설마했어요.
뭐, 고모부한테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당연하죠,
우주씨한테 고모부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다면서요."
"아직, 뭐 명백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에요.
고모부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는 거지."
우주는 오히려 메리와 얘기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혼자 감당하기엔 참 많이 버거웠고,
얘기를 하면서 생각이 정리되어 가는 중이었다.
"그럼 우주 씨가 밝혀내요"
메리의 말에 정신이 번쩍드는 우주다.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 당하면
처음에는 왜, 나를 속이지?
왜 나한테 거짓말 하지?
그러다가 나중엔 자책을 해요.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에요.
속인 사람이 나쁜 거예요.
그러니까 고모부가 뭘 속이고 있다면 우주씨가 밝혀내요.
더 나쁜 짓 하기 전에,
명순당, 안 살릴 거예요?
그런 거 하는 게 4세지, 우주씨 아니면 누가 해요?"
우주는 메리의 말을 들으면서 곁에 있지도
않았던 혼자 괴롭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메리가 떠올랐다, 참 많은 상처를 겪었겠구나
그럼에도 또 다시 일어났구나
그리고 메리의 말에 자신이 뭘 해야 할 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요."
때론 정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
오히려 가장 심플한 게 답이 될 수 있다.
메리의 말이 우주에겐 답처럼 들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아주 우리 우주씨 괴롭히면 내가 가만 안 둬, 진짜!"
우주는 저를 지켜주겠다 말하는 메리가
든든하기도 했고, 또 참 사랑스러웠다.
"고마워요"
메리의 말에 따뜻해지고, 기운이 난
우주가 소중하고, 아끼듯 메리를 안아주며
우주 또한 따뜻한 메리에게 안겼다.
그런 저의 등을 토닥여주는 메리,
우주는 메리와 명순당을 지키기 위해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뭔가 하나라도 나온다면 상황을 제 쪽으로 돌릴 수 있고, 적어도 헛된 일은 아닐테고 무엇보다 명순당을 지켜내는 일일테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사람들의 미래가 이 협상서에 달려있다는 거
와아, 나 진짜 잘 해야겠다.
할머님 계실 땐 이렇게까지 책임감 있진 않았는데"
"그럼, 망하면 뭐 혼자 망하는 건 줄 알았어요?
명순당 직원들, 우리 회사 다 끝장이예요.
명순당이 얼마나 빅 클라이언튼데
그니까 제가 이렇게 잘하나 딱 감시하고 있죠."
우주 또한 메리로 인해 좀 더 들여다 보게 되었다.
제가 참, 그동안 편하게 살았단 것도 느꼈고, 이 무겁고, 감당안 될 일을 할머니가 든든히 받쳐주셨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이제야 깨달아서 죄송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제가 언제 제일 힘나고, 언제 제일 힘든지 알아요?
월급날이요.
저야, 뭐, 딸랑 직원 하나 밖에 없는
작은 회사지만 일 하나도 없는 달에는
월급날 다가오는 게 진짜 얼마나 무서운데요.
월급 챙겨주려고, 사는 것 같아요.
워라벨? 그게 뭐죠?
밤새 일해서 진짜 쓰러질 것 같다가도 월급 딱 제 때 주고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음, 나 좀 어른 됐나? 싶더라고요."
우주는 메리의 말을 들으면서 시시각각 변해가는 표정들 속에서 그동안 고군분투하며 달리고, 또 쉼없이 달린 메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제 때 월급을 주지 못할까봐 두려웠던
제 때 월급을 주어 뿌듯해 했던
모습들의 메리를 같이 본 느낌이었다.
최소한 메리씨가 나 보다 어른 맞네요.
그 마음들 난 이제 알았으니깐
"힘낼게요"
고마워요, 메리씨.
"내일 투자사랑 협상이 잘 되어야 할텐데"
"위약금 못 물면 경영권 참여한다고 하겠죠?"
"네, 인력 감축부터 할 게 뻔해서 걱정이예요.
그건, 무조건 막아야 되는데"
"BQ캐피탈 대표는 어떤 사람이예요?"
"실비아 오 라고, 한국계 여성인데,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어요."
"이 사람 어디서 봤는데"
우주는 메리가 보여준 사진 속 실비아 오를 보고 놀랐다.
그리고 놀랄 일은 계속 이어졌다.
실비아 오이자 제시카는
레스토랑 사장이었고, 8살 아들이 있었다.
소리가 남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우주의 고모부인 장한구였다.
메리의 옆에서 모두 들은 우주는
뒷통수가 얼얼한 기분이었다.
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
"아무래도 실비아 오랑 제시카 동일 인물 같아요."
"그럼 고모부님이 회사 경영권 뺏으려는
사람들이랑 한 편이란 얘긴데"
"그럴 가능성이 크죠. 데이비드 까지 같이 모의했다면"
"근데, 고모님은 아실까요? 미국에 아들까지 있는 거"
우주는 이제 더는 놀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덤덤해지고,
모든 걸 밝혀낼 것이라 확고한 마음을 다졌다.
겉 모습만 보고 알 수 없다 하더니,
그 사람이 하필 제 고모부였다니,
제겐 아버지 같은 가족들의 냉대에
유일한 제 편이 되어 준 그 사람이,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딱 하나 바라게 되었다.
지금까지 충분히 놀랐으니
이제 더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이미, 고모부와 제시카의 관계를 안 우주여서
그들이 서로를 모른 척하며 자신들의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는 걸 지켜보았다.
E 고모부님이 어떻게 나오는지 한 번 보세요.
그래야 다음 전략도 세우죠.
우주는 메리의 말을 떠올리며 가만히 있기로 했다.
메리와 얘기했던 대로 그들이 하려는 건지
아니면 그 뒤에 더한 것이 또 있는 건지
"예상대로 예요, 둘이 서로 모른척 했고,
회사를 헐 값에 정리해서 깡통 회사를 만들 작정이예요.
그러고 나면 독점 기술과 브랜드를 팔아 넘기겠죠."
"하아, 답답해. 그냥 확 다 말해 버리면 안돼요?
둘이 불륜이고, 둘이 짜고, 회사 경영권 뺏어가려고 한다."
"그치만 불륜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어요.
그들이 사기를 모의한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해요.
불륜 신고로 휴대폰이나 계좌를 열어 볼 수도 없고,
일적으로 관련 없다고 발뺌하면 소용이 없거든요."
"하아, 회장님 깨어나시면 좋을텐데"
우주는 그들이 아무리 괘씸하고,
당장 응징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해도
섣부른 행동을 할 순 없었다.
어설프게 움직여 오히려 그들을 치기도 전에
빌미를 제공해서 그들이 우리가 알았다는 걸
들킬 수는 없었기에 그건 저도 제 옆에서
저만큼이나 같이 애써준 메리씨도
위험해질테니,
"오민정"
"오민정씨 살인 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약을 바꿔 기어이 자신의 손으로 장모님인 회장님을 죽음으로 몬 장한구의 계획은 실패했다. 그래서 그는 또 다시 제시카를 시켜 회장님을 죽이기로 했지만 또 다시 실패한다.
병실의 불이 켜지며 제시카인 오민정을 제압한 사람은 우주였다.
우주와 메리는 커피숍에서 그들에게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불륜 신고로 휴대폰이나 계좌를 열어볼 수도 없고,
우주의 말을 듣던 메리는 무언가 생각났다.
바로, 그거였다.
"회장님, 깨어나게 하죠. 그럼 제 발 져린 사람이 찾아오겠죠.
회장님 깨어나길 두려워하는 사람"
"그 사람을 잡아서 휴대폰과 계좌를 열어본다."
메리는 스스로 그들이 제 발로 찾아오게
미끼를 만들자 제안했고,
우주 또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럴려면 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리고 떠오른 한 사람,
제 사촌 형 응수, 고모부의 아들이자
고모를 더욱 아끼고, 지키려는 아들.
"아니,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고모부와 그 여자 관계가 확실해.
그리고 그 여자 미국에 있는 J컨설팅이랑도 관계가"
"됐어, 그만해."
"알고 있었어?"
"아버지한테 여자가 있었다는 거
진작에 알고 있었고, 미국에 있었다는 것도
알았어. 그게, 뭐 실비아 오인건 몰랐지만"
"형도 지금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고모부랑 그 여자 회사를 팔아 넘기려고 하고 있어."
"그 뭐, 증거가 있는 건 아니잖아, 네 심증인 거지."
"그러니까 증거를 찾으려면 형 도움이 필요해.
할머니도 회사도 그리고 고모를 지키려면"
"그럼, 뭐 어떻게 하면 되는데?"
우주는 응수와 담담하게 얘기하면서도 그동안 제가 보고, 느꼈던 응수와 다른 느낌이었다. 제가 생각했던 잘 웃고, 팩폭을 날리지만
저를 대하는 것 또한 오히려 솔직해서 더 편안 형이었다. 하지만 겉 모습만 보고, 제대로 몰랐던 사람은 이제 보니 응수형이었다.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오히려 더욱 담담한 응수가 느껴졌다.
"고생했어요, 힘들었을텐데"
"메리씨가 고생했죠."
우주와 메리 그리고 응수의 도움으로
오민정을 잡을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먼 두 사람이지만
아주 잠시 서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 이 시간도 견딜 수 있었다.
"알고 있어요, 두 사람 관계,
고모부가 오민정이랑 무슨 일을 꾸몄는지
제가 반드시 밝혀낼 겁니다."
우주의 마음은 오히려 더욱 단단해져 갔다.
저를 위해 애써주는 사람들 덕분에
그리고 이제 더욱 잘 보이는 것 같았다.
여전히 가면을 쓰려는 고모부의 진짜
민낯이 제게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이게 뭐 도움이 될진 모르겠는데
최소한 그 둘의 관계가 협박으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라는 증거는 될 거야."
우주는 응수에게서 받은 증거물을 손에 쥐고 있었다.
E 스무살 땐가?
귀가하다가 아버지가 몰래 차안에서 통화하는 걸 본 적이 있어.
도대체, 무슨 전화길래 밤마다 몰래 몇 시간씩
그렇게 통화하는 가 싶어서 차 블랙박스를 들었었어.
그렇게 파일을 연 우주다.
하지만 이걸로는 횡령 사기와 할머니의
살인미수를 입증할 순 없었다.

"왜 할머니를 죽이려고 했어요?
내가 얘기 해 볼까요?
당신은 할머니를 죽이지 않아도
법적으로 명순당 경영권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왜 굳이 할머니를 죽이려고 했을까요?
할머니가 당신이 장한구와 공모해 사기친 걸 아신 건 아닐까요?"
"나는 장한구랑은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이야."
"오민정씨, 혼자 뒤집어 쓸 작정인 것 같은데
그런다고, 장한구가 약속을 지킬 것 같아요?"
그래서 우주는 직접 장한구와 관련 있는 오민정을 찾아갔다.
이 사람에게서 제대로 된 증거를 찾기 위해 그리고 역시나 제 예상대로 오민정은 죄를 혼자 뒤집어 쓸 예정인 듯 해서 두 귀로 들으라 똑똑히 들려주었다.
"장한구는 이미 당신과 아들을 버리려고 했어요.
잘 생각해요, 아들이라도 지킬거면"
우주는 오민정 또한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였기에 이 제안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단 걸 알고 있었다. 오민정의 아들인 헨리의 안전과 장한구와 공모한 증거를 교환하기로 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고모부 였어요?"
왜 하필 당신이었어야 했을까,
"말해요, 당신이었냐고"
우주는 미끼를 던졌고, 유인에 성공했으며
결국 제 손으로 잡았지만 마음은 무너져내렸다.
제 눈으로 직접 부모님의 죽음을 봐야했던
저로 인해 아버지가 사고가 났다고
평생을 생각하고 살아야 했던
그래서 어쩌면 행복할 자격도 잃었다고
여기며 살아왔던 그 모든 것들이

한 사람의 탐욕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그 사람이 제 가족이자 한 때
아버지로 여겼던 고모부란 것이
끔찍하게 고통스러웠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메리씨의 등대가 되어주고,
그렇게 해 주던 우주였지만
오늘 하루는 그녀만의 등대가 아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우주는 너무나 메리가 보고 싶었다.
메리씨,
지금 당장, 나에게로 와 줄 수 있어요?
나, 당신 옆에 당신 품에 있고 싶어요.
그래야 숨이 쉬어질 것 같아.
"왜 살다보면 앞이 캄캄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마다 여기와서 걸어요.
아빠가 별이 돼서 내가 막막할 때 마다
등대처럼 빛이 되어 주는 것 같아요."
메리는 우주에게 말해줬다.
아빠가 별이되어 등대처럼 저를 비춰주고,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다고,
그런 메리에게 우주는 대답해줬다.
"내가 등대하면 되죠.
내가 메리씨 옆에 딱 붙어 서 있을게요.
업혀요. 빨리,
제가 이제부터 메리씨 혼자 안 무섭게
제가 옆에서 계속..(지켜줄게요)"
그리고 우주는 메리의 등대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우주로 인해 삶의 기운을 되찾은 메리였고, 메리는 우주에게서 받은 따뜻한 마음과 저를 향한 사랑으로 예전의 당차고, 용감하고,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여러 빛깔의 무지개 같은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백상무님이 왜요?"
"모르겠어요. 갑자기 부부가 맞냐고 물어 보는데
마침, 진경이가 와 가지고, 그 후로는 지금까지
연락도 없구요."
"왜 그러지? 어? 근데, 백상무랑 진경씨는 원래 아는 사이예요?"
"동호회 회원이라는데, 둘이 아는 건 오늘 저도 처음 알았어요"
"괜찮겠죠?"
"괜찮을거예요, 백상무가 의심을 했어도
진경이가 알아서 잘 말했을 거예요."
"진경씨 한테도 너무 민폐네요, 진짜"
"하아, 그나저나 오늘 할머니한테
메리씨 꼭 소개시켜 주고 싶었는데
내일, 회사로 와요, 약속 잡을테니까
아, 그리고 저녁엔 백상무 만나면 되겠네요."
"막상 가려니까 떨리네요."
메리는 우주에게서 상현을 만난 얘기를 들으며
걱정되는 마음과 궁금증이 동시에 생겼다.
저와 우주씨의 관계를 눈치챈 듯한 백상무와
그런 백상무와 아는 사이같은 진경씨,
이 둘은 무슨 얘기를 할까?
제 걱정하는 표정을 본 우주는 다정하게 메리를
안아준다. 따뜻했다.

"같이 부딪혀 보기로 했잖아요, 걱정하지 마요"
네, 그럴게요. 우주씨.
우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메리.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키스를 나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계획했던 일이
잘 마무리되어 우리에게 좋은 일만 있을 거라
뭐든 함께하자는 마음을 담아서
그러다 예상치 못한 메리의 여동생인 소리가 왔고, 다급하게 나가려던 우주는 미쳐 지우지 못한 립스틱이 번져 들켜버리고 만다.
메리는 소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상당히 거슬렸다.
아주 까불고 있다, 대체 네가 뭔데,
그나마 소리라 다행인건가,
어쨌든 우주씨 보내고, 두고보자, 유소리.
하지만 그럼에도 메리도 우주와 일어나는
작고, 소소하지만 특별한 일들이 참 재밌다.
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저를 안심시켜주고,
또 배려해 주는 사람이라
우주와의 사랑이 핑크빛으로 물들어갈 때쯤
우주의 집안에선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시각 메리도 명순당에 관련된 악플을 보고 있었고,
우주가 걱정되어 나갔다.
"저녁은 먹었어요?"
"아, 잘 안 들어가요.
아, 근데 메리씨는 집에서 쉬지 왜 왔어요?"
우주의 안색을 보니 더 힘들어 보인 걸 느끼는
메리다.
늘 언제나 그랬듯이 메리에게 솔직한 우주다.
"왜오긴요, 우주씨 한숨 쉬는 거 들어주려고 왔죠.
진짜~심난할 때 한숨 세 번 크게 쉬면 좀 괜찮대요."
마치, 굉장한 비법이라도 알려주는듯 과장되게 말하는 메리와 그런 메리를 보고 웃는 우주다.
"에이~"
"아~진짜! 해 봐요오~(한숨 쉬는) 시~작!"
한숨 비법을 전수한 메리와 그대로 따라하는 우주
최소한 이 순간은 한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진짜 많이 심난한가 보다, 숨에서 깊은 한이 느껴져요.
그래도 조금 괜찮죠?"
"응"
메리는 우주의 한숨을 들으니 오늘 하루 괴롭고 아팠던 우주의 마음이 전해졌다.
"나머지는 나한테 얘기해봐요.
내가 이 쪽 귀로 듣고, 이 쪽 귀로 흘릴게요."
메리는 알고 있다. 얘기하기 쉽진 않을 거란 걸
하지만 우주씨 혼자 아픔 속에 괴로운 채로 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케이."
그저 들어주고 싶었다.
"나 그대~아주~작은 일까지 알고 싶지만~
어쩐지 그대~내게 말을 안 해요오"
"아, 나 같으면 얘기해줬다아~~"
메리는 일부러 더 말끝을 늘리면서 우주에게
애교 있게 말했다.
이래도 얘기 안 해 줄 거예요?
"얘기해 줄게요."
드디어, 이 사람이 제게 털어 놓으려나 보다.
그나마 다행이다, 우주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듣게 될테니까, 그리고 다 들은 후엔
그를 안아주고, 다독여줄 수 있을테니
"그러니까 고모부가 의심되는 거잖아요, 지금?"
"J컨설팅 알아보라고 했을 때도 설마했어요.
뭐, 고모부한테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당연하죠,
우주씨한테 고모부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다면서요."
"아직, 뭐 명백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에요.
고모부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는 거지."
메리는 예상했던 것 보다 너무 엄청난 이야기에
놀라면서도 우주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저였다 해도 쉽게 꺼낼 얘긴 아니었기에
그래서 더 제게 용기내어 얘기해 준
우주의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럼 우주 씨가 밝혀내요"
우주에게서 들은 얘기에 메리는
지금, 당장 우주가 할 수 있는 일만
하길 바랬다, 또 우주씨만이 할 수 있는 일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 당하면 처음에는 왜, 나를 속이지?
왜 나한테 거짓말 하지?"
그러다가 나중엔 자책을 해요.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에요.
속인 사람이 나쁜 거예요.
그러니까 고모부가 뭘 속이고 있다면
우주씨가 밝혀내요. 더 나쁜 짓 하기 전에,
명순당, 안 살릴 거예요? 그런 거 하는 게 4세지,
우주씨 아니면 누가 해요?"
메리는 저 또한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해봤었기에 그 믿을 수 없는 고통을 세상이 무너진듯한 기분을 무엇보다 수없이 저를 자책하고, 괴롭혔던 시간을 떠올리며 제가 겪어봤기에 그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속은 자신이 나쁜 게 아니라
작정하고 저를 속인 사람이 나쁜 거
그리고 그들이 더 나쁜 짓을 해서
돌이킬 수도 없는 지경에 오기 전에
수습하길 바랬다,
그래야, 명순당을 살리고,
그래야, 잘못을 바로 잡고,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테니깐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요."
그럼, 그 옆에 내가 있어 줄게요.
무엇을 하던 어떤 일을 하던 우주씨 옆에
"아주 우리 우주씨 괴롭히면 내가 가만 안 둬, 진짜!"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진심이었다.
"고마워요"
메리의 말에 따뜻해지고, 기운이난
우주가 소중하고, 아끼듯 메리를 안았다.
늘 저를 안심시켜 준 우주를 메리가 토닥여줬다.
그러니까 힘내요, 우주씨. 옆에 있을게요.
우주와 메리는 명순당을 지키기 위해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사람들의 미래가 이 협상서에 달려있다는 거
와아, 나 진짜 잘해야겠다.
할머님 계실 땐 이렇게까지 책임감 있진 않았는데"
"그럼, 망하면 뭐 혼자 망하는 건 줄 알았어요?
명순당 직원들, 우리 회사 다 끝장이예요.
명순당이 얼마나 빅 클라이언튼데
그니까 제가 이렇게 잘하나 딱 감시하고 있죠."
이럴 때 보면, 딱 제 할 일만 한 우주가 느껴졌다.
하지만 메리는 비록 1명 뿐인 회사의 대표이지만
명순당에 일어난 일들과 저희 회사도 엮여 있는
지금의 상황에 책임감을 느꼈다.
"제가 언제 제일 힘나고, 언제 제일 힘든 지 알아요?
월급날이요.
저야, 뭐, 딸랑 직원 하나 밖에 없는
작은 회사지만 일 하나도 없는 달에는
월급날 다가오는 게 진짜 얼마나 무서운데요.
월급 챙겨주려고, 사는 것 같아요.
워라벨? 그게 뭐죠?
밤새 일해서 진짜 쓰러질 것 같다가도
월급 딱 제 때 주고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음, 나 좀 어른 됐나? 싶더라고요."
메리는 그랬다.
제게 제일 힘이 되는 날과 힘든 날이
월급날이라고, 혹여 제 때 주지 못할까봐
저를 믿고, 일해주는 직원에게
그리고, 제 때 월급날을 주면 너무나 행복했다.
이 맛에 일을 하는 구나, 싶어서
그래서 우주에게도 알려주었다.
명순당 직원 한 명, 한 명을 살리는 일을
우주씨가 지금 하려는 일이란 걸
그러니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그들을 지켜낸다면 당신 또한 기쁠 거란 걸

"힘낼게요.
내일 투자사랑 협상이 잘 되어야 할텐데"
"위약금 못 물면 경영권 참여한다고 하겠죠?"
"네, 인력 감축부터 할 게 뻔해서 걱정이예요.
그건, 무조건 막아야 되는데"
"BQ캐피탈 대표는 어떤 사람이예요?"
"실비아 오 라고, 한국계 여성인데,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어요."
"이 사람 어디서 봤는데"
메리는 우주의 얘기를 듣고, 사진을 보며
어디서 본듯한 실비아 오의 얼굴에 놀란다.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에서 사진을 가져온 메리,
소리가 보여준 사진 속 레스토랑 사장이었다.
하지만 이름은 실비아 오가 아닌 제시카였다.
그래서 더 헷갈린 메리는 소리에게 톡을 보냈다.
방금 제가 본 사진을 보내며 그리고 놀라운 비밀들을 알게 되었다.
소리의 말에 의하면 실비아 오이자 제시카는
레스토랑 사장이었고, 8살 아들이 있었다.
소리가 남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우주의 고모부인 장한구였다.
"아무래도 실비아오랑 제시카 동일인물 같아요."
"그럼 고모부님이 회사 경영권 뺏으려는
사람들이랑 한 편이란 얘긴데"
"그럴 가능성이 크죠. 데이비드 까지 같이 모의했다면"
"근데, 고모님은 아실까요? 미국에 아들까지 있는 거"
메리는 우주와 얘기하면서 어쩐지
이 모든 걸 모르고 있을 고모님이 생각났다.
어쩐지 알고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더욱

"예상대로 예요, 둘이 서로 모른척 했고,
회사를 헐 값에 정리해서 깡통 회사를 만들 작정이예요.
그러고 나면 독점 기술과 브랜드를 팔아 넘기겠죠."
"하아, 답답해. 그냥 확 다 말해 버리면 안돼요?
둘이 불륜이고, 둘이 짜고, 회사 경영권 뺏어가려고 한다."
메리는 생각 같아서는 확 다 말하고 싶었다.
알고 있는대로 사실 그대로
그들의 악행을 낱낱히 고하고 싶었다.
"그치만 불륜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어요.
그들이 사기를 모의한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해요.
불륜 신고로 휴대폰이나 계좌를 열어 볼 수도 없고,
일적으로 관련 없다고 발뺌하면 소용이 없거든요."
"하아, 회장님 깨어나시면 좋을텐데"
메리는 얘기를 하면 할수록 답답해져 갔다.
우주와 메리는 커피숍에서 그들에게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불륜 신고로 휴대폰이나 계좌를 열어볼 수도 없고,
우주의 말을 듣던 메리는 무언가 생각났다.
바로, 그거였다.
"회장님, 깨어나게 하죠. 그럼 제 발 져린 사람이 찾아오겠죠.
회장님 깨어나길 두려워하는 사람"
"그 사람을 잡아서 휴대폰과 계좌를 열어본다."
메리는 스스로 그들이 제발로 찾아오게
미끼를 만들자 제안했고, 우주도 동의했다.

"고생했어요, 힘들었을텐데"
"메리씨가 고생했죠."
우주와 메리 그리고 응수의 도움으로
오민정을 잡을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먼 두 사람이지만
아주 잠시 서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 이 시간도 견딜 수 있었다.
저의 등대가 되어 준 우주에게
메리도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캄캄한 어둠 속 길을 잃으면 빛이 되어
밝혀주고, 괴로운 일로 휘청이면
제가 곁에 서 있을 거라고
이제, 메리가 그 역할을 해 줄 기회가 온 거다.
나의 등대가 되어준 약속을 지켜준
나 또한 당신의 등대가 되어 줄 기회.
우주씨,
내가 당신의 등대가 되어줄게요.
9회에서는 우주가 메리의 등대가 되어주었다면
10회에서는 메리가 우주의 등대가 되어주었다.
길을 잃고, 방향을 잃었을때
휘청이고, 아파할 때
제 손을 잡아주고,
제 옆에 있어주는
저를 안아주는
우주와 메리는 그렇게
서로의 등대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고,
존중해주는 진짜 사랑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