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40/0000056351
전문 봐 흥미로움ㅋㅋ
애순과 관식이 하룻밤을 묵는 남포장 여관 골목 장면에서 부산은 우리가 ‘잘 아는’ 곳 이상으로 꿈결 같은 분위기를 내뿜는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애순과 관식이 너무 달아나고 싶었던 자신들의 오랜 터전의 바깥이 지니는 판타지적 의미를 섬세하게 살려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연인이 다시 제주로 돌아온 이후엔 일정 부분 현실에 적응하고 젊은 부모가 되며, 자식과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고되게 살아가는 날들이 펼쳐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산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부산 장면이 짧지만 중요한 이유다. 같은 이유에서 홍수환 프로듀서 역시 로케이션 헌팅 과정에 공을 들였고, “1960~70년대 분위기를 간직한, 한국에 얼마 남지 않은 실제 로케이션”으로 부산 동구 좌천동에 위치한 매축지마을을 낙점했다. 최윤만 촬영감독은 “인물들의 동선이 살아야 하는 꽤 긴 구간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골목의 정감 어린 특색이 남아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작품 내적으로는 “돈 없는 고등학생 두명이 가출한 거라 부산의 번화한 거리보다는 거기서 조금 더 안쪽으로 비껴난, 이면도로의 좁고 긴 골목”이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