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많이 늦은 뒤북일 수 있음 주의.
오프닝을 찬찬히 보는데 이헌지영의 관계성 관련해서 은근 깨알 포인트들이 눈에 띄는 게 찾아보는 재미가 있더라
우선 책장이 촤르륵 펼쳐졌을때
오른편엔 사슴사냥 하는 중인 연희군 이헌이 왼편엔 사슴구이 요릴 연상시키는 그림과 함께 현대식 차림의 연지영이 있는데 이땐 첫만남이라 서로 낯설고 기이했을 느낌이었다싶게 각각 한페이지를 차지한 채로 떨어져 있지

페이지를 넘겨보면 한페이지에 나란히 있긴 한데 서로 방향이 달라
전하는 예의 미식가답게 음식에 집중하는 느낌이고 지영은 마치 셰프로써 제요리의 평가가 궁금한듯도 하고 암튼 그런 전하의 모습을 우러러 보는 양이 옷차림 대비도 있고 한나라의 임금과 정체모호한 귀녀란 신분차이도 엿보이는 듯해
바로 다음 장면이 어디선가 불쑥 나온 손이 연지영을 콕 집어서 데려가는데 이게 뭔가 과인은 너로 정했다 하던 이헌의 손처럼도 보여
얼떨결에 미슐랭셰프에서 수라간 숙수차림인 연가 지영으로 변하니 바야흐로 폭군의 셰프 아니 연희군의 대령숙수의 출발점이라 할테지
그러다 드디어 썸의 정석일 오다주웠다 아이리수가 배경으로 나온 페이지를 보면 그래서인지 한결 친근해진 느낌이 들게끔 한장에 두사람이 나란히 마주보는 모습이야
복장도 잠행차림인 덕분에 비슷한 신분 그속은 더욱 비슷해지는 설레임을 안은듯 붓으로 그린듯 선고운 선비와 어여쁜 애기씨가 서로 살피는 느낌이 들어
마지막쯤엔 우리 전하는 이미 마음을 주어선 연지영을 향해 언제고 서 있는 느낌이고 연숙수는 비록 먼 발걸음이지만 재촉하듯 종종거리며 이헌에게로 가까워지고 있어
극중에서처럼 이헌은 이미 오래전 연모의 감정이었지만 우리 연숙수는 애초에 이곳사람이 아니란 딜레마 때문에 조심조심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오느라 조금 뒤늦었지만 그녀 역시도 결국은 사랑이었노라 말해주는 거 같이 서로의 눈부처가 되는 거리까지 다가가 있으니 이헌지영 사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할 그런 사이가 되고도 남을거란 느낌이 아닐수가 없어
너무 좋은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