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상연이 은중의 프로젝트를 일부러 빼앗아갔잖아 여기서 핵심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야
상연은 은중의 프로젝트 가져가지 않아도 다르게 성공했을 것임 그럴 배짱도 능력도 인맥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30대에 상연이 구질구질하게 군 건 상학이 보낸 그 메일 때문임
자기가 엄마의 병으로 같이 죽어간다고 느꼈을 때
엄마가 죽고 나서 자기는 못 일어난다고 느꼈을 때
상학은 상연이 그런 기분일 걸 예감하고 길버트 그레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메일을 보냄
그건 또 죽은 상학 오빠가 좋아하던 영화이기도 함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엄마가 죽고 길버트가 동생 데리고 가면서 집에 불을 지르는데
상학은 메일에서 그건 괴로웠던 과거를 끊고 나가는 거지 너를 태우는 게 아니다라고 위로함 너를 태우지 마 이렇게
그 메일 하나를 붙들고 상연은 고졸 스탭으로 현장에 뛰어들어 여기까지 오게 됨
그런데 그 메일 때문에 살았지만 그것 때문에 상학을 놓지 못하고 감정의 슬픔을 겪게 됨
그래서 자기가 은중에게 상처 주고 인간으로서 망가졌다고 느낌
상학은 가질 수 없고 그 상황이 괴롭기 때문에 아예 그 메일을 놓기 위해서 자기를 같이 태우기로 함
그래서 은중에게 상처를 주는 거야 다시 돌아갈 수 없게 아예 나쁜 년이 되어버려서 태워버리게
마지막에 은중 어머니 찾아와서 나쁜 년이지만 안아달라고한 건 이런 결심을 보여준 거
삶의 동기였던 상학도 끊어버리게 은중에게 상처를 주면 상학에게도 갈 수 없으니까
나도 망가지고 너도 망가졌으면 좋겠어서 라고 상연은 말했지만 은중이 그걸로는 망가질 수 없는 사람인 거 알았을 것임
그렇게 자기를 불 태운 상연은 결국 그 이후의 삶에는 어떤 유의미한 관계도 맺지 못하게 돼
40대의 은중과 상연 서사에서 상학이 안 나오는 이유도 비슷함 이미 상연이 불태워서 끊어버렸으니까
그래서 상연은 이미 다 타버린 순간에 마지막 남은 불씨로 은중을 찾아온 거라고 생각함.....아직 다 타버리지 않은 것 하나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