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시은
일단 클원 요약영상을 본 내 입장에서 주인공 서사는 대충 알고있었음
근데 아직 인물에 대한 과몰입이나 감정적 공감은 안된 상태
신기하게도 클투 시작하고 얼마안되서 연시은의 행복과 안전과 영원한 우정 어쩌고를 간절하게 바라게됨
먼치킨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불의를 못참는 정의의사도 캐릭도 아니고 나랑 비슷해서 공감대가 있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봄
엄청난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인물인데, 시청자인 나한테도 힘든티를 안내는 캐릭터 같아서 그랬던 것 같음
분명히 시작부터 악몽 꾸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수면제 처방받고 밥도 잘안먹고 학교에서도 우울함. 근데 또 수시로 흐느끼거나 절망에 차서 짜증내거나 하지 않음
수호 병실에서도 대놓고 침대 옆에서 우는 행동 같은 게 없는데, 병실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모습 자체가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옴
게다가 엄청나게 긴 문자내용.. 내가 화면에서 본 연시은은 누워있는 친구한테 아무말도 안할 거 같고 그냥 무덤덤하게 얼굴 보고 갈 것 같은데, 안수호한테 문자 보내는 연시은은 느끼는 감정도 많고 할 말도 많음ㅜㅜ
심지어 문자 내용 보면.. 외로움은 무슨 그냥 인간혐오할 것 같은 연시은이 사실은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다고 가족이나 다른 누구한테 소리내서 말도 안하고 그냥 안일어나는 친구한테만 글로 적고있고... 나백진이 후민이 옆에서 알짱거리지 말라고 경고한 뒤에 아무렇지 않게 바쿠팸한테 거리 두는데. 무슨 대단한 내적갈등 묘사장면이 없어도 연시은의 외로움을 아는 내 입장에선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음
후반부 연시은의 비중에 대해서 말이 좀 나오는거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를 끌고가는건 연시은의 존재라고 생각함
물론 전략적? 계획적? 인 부분도 있음. 연합 치자고 결정하고 애들 끌고나가는 건 박후민이지만 최효만 시켜서 허를 찌르고 나백진 상대하는 방법 연구한 건 연시은이니까
근데 그런 부분 제외하고도 연시은이라는 캐릭터한테 가장 중요한건 연합 없애기가 아니라 친구들 지키기, 클원에서 입었던 상처를 극복하고 나서기 위한 용기 내기, 궁극적으로는 죄책감을 벗어나 행복해지기라고 보는데
이걸 해냄.. 준태를 지키기 위해 나선걸 시작으로 결국 바쿠를 위해 나서고, 당연히 나백진 앞에서 엄청 다칠걸 본인도 알고있지만 친구들을 위해 무릅쓰기로 한거임 클원을 겪고도
결국 친구들의 존재를 믿고 받아들이는 거 자체가 큰 용기라는 걸 내가 느낀다는 점에서? 그리고 시은이의 행복에 이렇게 기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난 클투가 꽤 잘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난 클원을 안봤는데도 이렇게 느끼는거니까ㅋㅋ 연시은이 행복한 결말로 끝난 덕분에 난 이제 클원도 제대로 시작하고 클투까지 쫙 정주행할 수 있을 거 같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