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함틋 내가 보고 싶어서 끌고 오는 리뷰 : 겨울소년 신준영 봄소녀 노을
190 3
2016.12.15 03:18
190 3
드라마에 감정의 사계를 담았기 때문일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두 주연 캐릭터마저도 계절 같다. 준영은 겨울, 을은 봄.

<함부로 애틋하게> 속 준영은 겨울 소년이다. 얼음 궁전 같이 큰 집을 혼자 외로이 지키고 있는 겨울 소년. 따뜻한 엄마의 온정을 원하지만 꽁꽁 감춘 비밀을 터놓을 수 없어 끊임없이 외면 받고 비난 받는 존재.

그럼에도 ‘정의’나 ‘영웅’을 말하는 소년. ‘정의’의 상징으로 보였던 아버지가 준영의 ‘영웅’이었으나 그에게 실망한 뒤에도, 준영은 여전히 차변호사 같은 ‘영웅’의 존재를 믿는 '소년'이다. 또한 다른 누군가의 영웅이기도 한 준영.

겨울 소년인 준영의 주변에는 늘 차가운 기운이 가득하다. 준영의 진심을 모른 채 차가운 말만 내뱉는 주변 사람들과 서서히 잠식해 들어오는 병마. 준영은 그 모든 고통을 작게 웅크리고 앉아 혼자 감내한다. 뇌간교종의 고통에도 비명 한 번 지르는 법 없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앓는 모습은 준영의 캐릭터를 여실히 보여준다.
준영은 결코 자신의 고통이나 아픔을 겉으로 표현하는 법이 없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 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그 모든 괴로움이 자신의 과오로 인한 것이라며 순순히 받아드릴 뿐이다.

마지막 회가 돼서야 ‘살고 싶다’고 소리치는 준영의 모습이 그런 준영의 성격을 대변한다. 아마 을이 죽고 싶다 하지 않았다면, 준영은 끝까지 ‘살고 싶다’라는 속 안의 진심을 고백하지 않고 홀로 삼켰을 것이다. 자신의 진심을 터놓는 순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힘들어 질 거라는 걸 준영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었으니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춥게 둘 수 없어서 시린 겨울은 저 혼자 끌어안으며 끝까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준영이 겨울인 이유다.

반대로 을은 봄 소녀다. 을은 막 피어나는 새싹처럼 꿈틀거린다. 세상 사람들에게 제 기운을 나누려는 듯 남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생동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시련에 꺾였을 때도 바로 포기하는 법이 없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진범을 찾을 수 없다면 최현준의 사생활을 캐서라도, 그도 안 되면 이은수의 기업 비리라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밟아도 밟아도 피어나는 새싹처럼.

비록 세상의 불합리에 순응하고 움츠러들었지만 을은 여전히 봄 소녀였을 거다. 비록 부정하게 받은 돈일지라도 구세군 냄비에 오만원을 넣는 모습이 그렇다.
다큐 피디라는 직업마저도 너무나도 봄 같지 않나. 을은 비록 속물 피디처럼 굴었지만, 다큐라는 매개를 통해 끊임없이 세상을 따뜻하게 할 봄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을에게 봄을 되찾아 주겠다는 준영의 말은 을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는 말과 같다. 봄소녀 같았던 을로 돌려놓겠다는 것.

드라마는 겨울소년 준영이 봄소녀 을에게 봄을 되찾아 주는 것은 물론, 제 주변 모든 사람에게 봄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겨울이 가니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와도 같이, 준영이 떠난 자리는 봄이 되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준영라 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매끈속광채 치트키! NEW 잉크래스팅 쿠션 메쉬 글로우 + 역주행 싱글섀도우! 모노큐브 앙버터 체험 이벤트 461 12.17 42,82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15,32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98,81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07,05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36,183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2,115,952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189,37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320,208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2 22.03.12 4,386,935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574,378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2 21.01.19 3,597,599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610,224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699,24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884,8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5883 잡담 함틋 또또 좋았었지... 01.29 176
5882 잡담 함틋 또또 성불한다 23.06.14 126
5881 잡담 함틋 갑자기 너무 생각나서 몇몇 장면 돌려보고 하루종일 밀지마 듣는증 1 22.06.02 164
5880 잡담 함틋 갑자기 생각나는데 메인편집본 못받나 22.04.27 199
5879 잡담 함틋 혹시 메인편집본 지금 못받나 22.03.19 183
5878 잡담 함틋 또또 뉴짤 존예 ㅠㅠ 21.11.23 189
5877 잡담 함틋 겨울마다 을이랑 준영이가 생각나서 2 20.12.20 92
5876 잡담 함틋 얼마전에 다봤는데 수지팬 될거 같음 3 20.12.17 321
5875 잡담 함틋 김우빈 최영도 대사 하는거 웃기다ㅋㅋㅋ 20.12.14 348
5874 잡담 함틋 17화까지 보고 막화까지 이제 3화 남았는데 개존잼ㅠㅠ 9 20.12.10 436
5873 잡담 함틋 혹시 수지덬이거나 김우빈덬 있어? 함부로애틋하게 끝까지 본 덬이거나..? 7 20.12.06 322
5872 잡담 함틋 나 너 좋아해 나 너 사랑해 1 20.11.16 224
5871 잡담 함틋 준영이와 을이가 믿고 있는 세상이 여러분이 믿고 싶은 세상과 같길 바라며 지금까지 <함부로 애틋하게>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 20.11.16 328
5870 잡담 함틋 나 근데 럽라충이었지만 엔딩 나름 잘썼다고 생각함 2 20.11.16 141
5869 잡담 함틋 잘 지내냐고 못 물어본다는 게 너무 슬프네 2 20.11.16 216
5868 잡담 함틋 겨울엔 역시... 벚꽃 또또... 국룰... 3 20.11.16 167
5867 잡담 함틋 시작 전에 시한부 알았거든 나는 1 20.10.07 190
5866 잡담 함틋 나 우리 도라이들 사랑해 3 20.09.20 203
5865 잡담 함틋 김나영 오스트 진짜 ㅈㄴ 갓곡같다 ㅠ 1 20.07.24 145
5864 잡담 함틋 고마웠어 준영아, 내일보자. 3 20.07.23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