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도 기회와 노력으로 참여했다. 오디션이 있단 소리를 들었다. 고민했다. 오디션 조건에 노출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알려진 정보라고는 김수현이 주연이란 것 밖에 없었다. 김수현이란 이름 석자를 믿었다. 선택했으면 이유가 있겠지.
4300 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었다. 선택했으면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다. 쉽지 않았다. 마약 파티 뒤 베드신. 김수현과 베드신. 상의도 하고 고민도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속상했다. 후회는 하지 않으려 했지만 한동안 후유증이 상당했다.
하지만 '리얼'은 다음으로 이어졌다. 한지은(29). '리얼'에서 김수현의 여인으로만 소비됐던 그녀는 비로소 이름을 되찾았다. '리얼'을 보고 찾아온 현재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다시 오디션을 봤다. '창궐'이다. 조선의 변혁을 위해 애쓰다 죽은 세자의 아내인 경빈 역이다. 한지은은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누군가 구해주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인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편으론 영화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수동적으로 보일지, 주체적으로 보일지는, 자기 노력에 달렸을 것이라 믿었다.
'창궐'의 김성훈 감독은 믿고 맡겨줬다. 김성훈 감독은 "'리얼'을 봤다"며 "네가 소비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해줬다. 한지은은 "그게 어렵고 고마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