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엔 장예솔 기자] '계시록' 연상호 감독이 류준열, 신현빈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3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넷플릭스 '지옥'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손을 잡았으며, 영화 '로마' '그래비티' 등을 연출한 거장 알폰소 쿠아론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
류준열이 신의 계시를 목격한 목사 성민찬 역을, 신현빈이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 역을, 신민재가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전과자 권양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 첫 영화로 '계시록'을 선보이는 소감을 묻자 "첫 영화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공개일을 3월 중에 잡겠다는 애기를 전해 듣긴 했는데 사실은 공개일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나 '폭싹 속았수다'가 4막으로 구성되지 않나. 넷플릭스가 장르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 느낌을 많이 주려나 보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알폰소 쿠아론과 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 편성 전부터 얘기된 부부인다. 당시 제가 미국 프로젝트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미국 여러 제작사들과 미팅하고 있을 때였다. 알폰소 제작사를 통해 '알폰소가 감독님을 좋아하니까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라는 제안을 받았다.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같이 작업해 보니까 알폰소가 감독의 비전을 중시 여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기획 단계와 편집, 홍보 마케팅에서도 어떻게 하면 '감독이 작품을 기획했을 때 방식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고 전했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류준열은 질문이 많은 배우"라며 함께 호흡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류준열은 아주 작은 것 하나부터 열까지, 그 이상까지 본인이 하는 연기에 대해 의심을 끊임없이 하는 배우다. 걸음걸이 같은 것도 '이렇게 걷는 게 맞을까?' 생각을 많이 하더라. 영화를 대하는 태도나 이런 것들이 정말 진지하고 많은 고민을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류준열을 보면 진짜 운동과 영화밖에 생각 안 하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예를 들자면 류준열이 계단에서 내려오다 넘어지는 장면에서도 그 방식과 모양새를 가지고 엄청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에너지나 몰입도도 엄청 좋다. 작품을 해석해 나가는 방향성이 너무 좋다. 류준열과 처음 미팅했을 때 '제가 질문이 좀 많은 편인데 괜찮으시냐'고 묻길래 마음껏 하라고 했다. 질문 내용들이 좋았는데 쓸데없는 내용이 없다. 내용 자체가 구체적이고 왜 자신이 그런 고민을 하는지 명확하게 얘기해 주다 보니 버릴 게 없었다. 사실 질문을 너무 많이 받다 보면 면피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게 없더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서 답해주고 싶은 질문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연희 역을 맡은 신현빈에 대해선 "'이연희라는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무얼까' 생각했을 때 형사라는 직업인지 아니면 대단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인지 많이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까 사실 형사는 표면적인 직업일 뿐이지 가장 중요한 건 이연희가 죄책감에 짓눌려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굉장히 불안한 인물이더라. 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피지컬보단 오히려 이연희가 극복해야 할 건 트라우마에 집중했다.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하다가 신현빈을 떠올렸다.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속 신현빈의 모습이 좋았고, 제가 썼던 작품 '괴이'에서도 아이를 잃은 고고학자 역할을 맡았는데 거기서도 되게 인상적이었다. 신현빈이 이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작품을 통해 여배우의 새로운 매력을 끄집어내는 연출자로 유명하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신현빈과도 얘기했는데 스스로 '박복한 배우'라고 하더라. 저 역시 그게 원래 신현빈의 톤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만나 보니까 굉장히 밝고 구김이 없다. 근데 얼굴에서 주는 느낌은 '박복미'가 있어서 신기하더라. 영화 초중반까지는 뭔가에 짓눌려 있는 역할이고, 조용하게 따라가는 인물인데 뒷부분에선 어떻게 보면 자신의 감정을 토해낸다. 그 장면 속 감정들은 신현빈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창성 있는 연기라고 생각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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