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의 매수·합병) 세계를 파고든 ‘협상의 기술’은 엘리트 의사 이야기를 다룬 ‘하얀거탑’과 결이 비슷하다. 주인공의 러브스토리 없이 한 집단에서의 교묘한 암투로 극을 끌어간다. 영화 시나리오 각색 경력이 있는 이승영 작가의 입봉작이다. 안 감독은 “처음 대본을 쓰면 어설픈 것들이 보이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만나보니 이 작가 숫자 감각이 뛰어나더라”고 칭찬했다.
주인공은 ‘백사’라 불리는 전설의 협상가 윤주노. 배우 이제훈이 연기한 백발의 피부 미남 윤주노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외모의 소유자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다소 불친절한 태도에 ‘냉혈한’, ‘사이코패스’라는 소문이 났다.
안 감독은 “드라마 조언을 해준 M&A 전문가가 백발이라서 언제 머리가 그렇게 됐느냐 물으니 30대 초반에 그랬다더라.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으면, 싶었다. 동시에 회장부터 신입까지 다 만나는 직업의 특성상 백발로 나이 숨기며 돌아다니기 딱 좋을 것 같아, 이제훈에게 백발 분장을 권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훈이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고 똑똑한 것이 윤주노와 닮았다”고 덧붙였다.
윤주노를 고용한 산인그룹 회장 송재식 역의 성동일에게는 연기에 자유를 줬다. 성동일은 실제 친분이 있는 모 회장의 행동과 말투를 그대로 가져왔다고 한다. 안 감독은 “대기업을 일군 60대 회장이라고 하면 노인을 생각하는데 요즘 60대면 굉장히 젊다. 회사에서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그 누구라도 편을 들어주려는 그런 알 수 없는 태도에서 연륜이 느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에 발을 붙인 두 메인 캐릭터가 만들어지자, 안 감독은 연출에 속도를 냈다. “머릿속에 잡히는 편집점을 따라 재미있게 촬영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재밌는 이 드라마를 빨리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가슴을 치며 기다렸다”고 했다. 좋은 스토리, 재미있는 캐릭터를 갖추니 “이건 한 시즌으론 아쉽다. 후반부의 긴박감을 더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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