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병헌은 미쳤고 유아인은 개탄스럽다. 진수성찬으로 상다리 부러지게 그득그득 차려놓은 밥상 '승부'를 이병헌이 정성스레 입에 넣어줬지만 그걸 뱉는 것은 물론 대차게 엎어버린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선배 이병헌에게 평생을 다해도 못 갚을 마음의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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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정석과도 같은 연출을 300% 살린,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 맞대결도 진기명기다. 특히 '승부'의 타이틀롤인 이병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훈현을 꼭꼭 씹어 삼키고 완벽히 소화까지 마쳐 시원하게 배출한 연기로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배우가 아닌 한국 바둑계 전설 그 자체로 '승부'에서 신명 난 칼춤을 춘 이병헌은 대체 불가한 '연기의 신(神)'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조우진이 시사회에서 언급했듯 '승부'는 이병헌의 타이틀 방어전이었던 것.
괴동 유아인은 부족함 없는 열연으로 '승부'의 완성도를 채웠다. 늘상 입꼬리가 내려간, 돌부처 같은 무표정의 이창호로 완벽히 변신한 유아인은 활활 뜨겁게 타오르는 불 같은 이병헌과 달리 파동 없는 잔잔한 물 같은 차분함으로 균형을 맞췄다. 물오른 연기 천재의 추락이 더욱 안타깝고 원망스러운 이유다.
이병헌과 유아인뿐만 아니라 '승부'의 조훈현과 이창호를 둘러싼 신 스틸러의 활약도 눈부시다. 조훈현의 오랜 벗이자 바둑 기자 천승필 역을 맡은 고창석은 물론 이창호와 족보가 꼬인 이용각 프로 기사 역의 현봉식, 조훈현과 이창호의 친밀한 동반자이자 조훈현의 든든한 아내 정미화 역의 문정희까지 이따금 마음 뜨끈한 웃음 포인트를 선사하며 일당백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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