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22일 일간스포츠에 “‘옥씨부인전’은 사극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겉으로 대한민국은 계급 사회가 아닌 것처럼 보여지지만 그것과 다름없는 사회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수자들에게 아직 유리 천장이 있는 대한민국 사회를 연상하게 만드는 설정을 통해 현재 사회 속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사극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스토리는 대중의 공감을 얻는 구도가 앞으로 다른 사극에서도 계속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기득권 중심의 견고한 조직 문화를 깨고 싶은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남성 장르로 여겨 온 사극에서 역사에 기록되지 않거나 부수적 존재로 그려진 여성들의 주체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신선함을 준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임지연은 ‘옥씨부인전’에서 캐릭터처럼 온몸을 다 던지는 듯한 연기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와 함께 칼날 위에 서 있는 인물의 삶을 탁월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대단히 높이고 있다”며 “원톱 배우임을 입증함으로써 앞으로 차기작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어떤 연기를 또 보여줄지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황진미 평론가는 “사극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보여진다”며 “그동안의 사극이 ‘시대적 한계’라는 이유로 보여주지 못한 게 많았다면, ‘옥씨부인전’은 그것이 시대의 한계가 아닌 상상력의 한계였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고 짚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임지연에 대해 "이전보다 한층 더 성장하고 성숙한 연기를 보인다. 옥태영이라는 역할 자체가 굉장히 명확한 캐릭터인데 인물의 감정과 그 인물이 지녔을 법한 인성을 잘 섞어서 보여줬다"며 "배우 개인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엿보인다"고 밝혔다. 임지연은 여러 제약과 한계를 딛고 일어서는 주체적인 여성 옥태영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평가다. 공 평론가는 "여성의 주체적인 삶을 다룬 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요즘은 이를 더욱 구체화한다"며 "옥태영은 변호사인데, 개인의 노력으로 어떤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새로웠다"고 분석했다.
임지연의 상대 역으로 호흡하고 있는 배우 추영우도 돋보인다. 추영우는 옥태영이 노비였던 시절부터 연모하면서 목숨까지 걸고 그를 지킨 인물 천승휘를 연기하고 있다. 천승휘가 주목받는 배경은 구덕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열어 나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추영우는 특유의 색깔이 있는 배우다. 완벽한 어떤 모습을 보여 주기 보다는 빈구석이 느껴지는 이미지의 배우”라며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순수한 느낌의 절박함을 잘 표현해 내기도 하고, 때로는 약간 허당미가 있는 지점을 끄집어내 약간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주는 면모 있다”고 짚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옥씨부인전’은 사극이 가진 고유의 매력이 있는 데다 조선 사회에서 노비로서 생존해 살아가려는 서사가 지금의 서민들에게 공감을 얻은 측면이 있다”며 “지금이 신분제 계급 사회는 아니지만 자본에 의해 계급화된 현실에 구덕이라는 인물에 대한 공감과 응원의 감정이 생겨나는 스토리를 가졌다
정 평론가는 “노비에서 아씨가 된 캐릭터의 서사가 자연스럽고 개연성 있게 시청자에게 느껴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구덕이·옥태영을 연기한 임지연의 신들린 연기 덕이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연기를 보는 재미가 높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