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제 보니 얘한테는 안 그럴 이유가 없는 절호의 찬스였던 거야...ㅋㅋㅜ
대남보를 아무도 모르게 죽일 정도로 미실가문에 대한 원한을 계속 품고 살아온 철두철미 인간이, 현재 그 가문의 수장을 통해 세력을 뿌리채 뽑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빤히 보이는데 손을 안 쓸 이유가 없겠더라. 거기다 그 방법이 본인이 정치적부담을 지거나 피를 볼 필요 없이 그냥 비담 가슴에 불안을 심어줄 말 몇 마디뿐이면 됨ㅋㅋㅋ춘추 입장에선 이 기회를 못 잡으면 바보인 거
근데 놀라운 건 그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 비담의 마음에 가장 내상이 심하게 갈지를 알아채는 통찰력과 말빨임. "폐하가 정말...너와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해?" 이 얘기 하는 장면에서 '이야 저놈 저래서 그 험난한 삼국시대 후반기 외교판에서 날라다녔겠구나ㅋ'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ㅋ상대의 마음을 손쉽게 간파하고, 때로는 그 마음을 비정하게 이용하기도 하고...
암튼 결론은...이 들마에서 묘사된 김춘추의 약간 빌런틱한 모습이 어쩌면 훗날 최초의 진골출신 왕이 되는 산독기인간이자 간교한 외교관인 사람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선 당연한 게 아닐까 생각해봤음ㅋㅋ난 김박이 이 들마에서 그린 캐릭들 중 가장 실제 역사인물의 성격과 가까운 게 김춘추일 수도 있다 생각함. 안 그런 것 같아보여도 어머니 천명의 죽음에 깊은 원통함을 내내 간직한 점도 나중에 딸 고타소가 죽고 엄청나게 슬퍼한 역피셜과 묘하게 겹치고.
+) 그런 점에서 이 들마 비담은 염종의 꾐에 넘어가지 않고 덕만과 무사히 추화군으로 갔어도 해피엔딩이 아니었을 것 같음...왜냐면 춘추가 어떻게든 가만 안 뒀을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