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Q 두 배우가 보는 이의 감정까지 잘 따라오도록 좋은 가이드가 되어줬던 것 같아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편이죠?
KJ 그렇죠. 그런데 그건 도박이에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인물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작품마다 연기하는 방법이 다르니 모든 작품에 그렇게 할 수는 없고요. 로맨스는 감정이 중요해서 솔직한 게 유리하지만, 지금 촬영 중인 <언더커버 하이스쿨> 같은 작품은 어느 정도 계산도 필요하고, 전체도 많이 봐야 해요.
GQ 그러면 작품마다 임하는 자세가 다르니까 보다 다양하게 해보려는 편이에요, 아님 한쪽으로 더 파고들고 싶어요?
KJ 장르를 크게 가리지는 않아요. 제게 우선순위는 ‘마음’인 것 같아요. 로맨스든 범죄든 뭐든 괜찮은데, 한 가지가 너무 중요해요. 캐릭터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인물은 이렇게 자라 이런 상처를 갖고 이런 인물이 되었어요’ 이렇게 수학적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이 사람은 사람이다’ 하고 느껴지는 캐릭터가 있거든요. 저는 그러면, 해요. 그러면 그 작품에 빠져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그런 인물은 제게 공부할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느껴져요. 제가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킬 수 있고, 어딘가 진짜 존재할 법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로 느껴져요.
GQ 혹시 서강준 스스로가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은 사람이라서, 일까요?
KJ 맞아요. 보통 “성격이 어떠세요?” 하면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성격이에요”라고 답하잖아요. 그런데 인간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죠. 이면에 추악함도 있고 음흉함도 있고, 되게 많은 것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못 보는 경우가 많아요. 표면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어떤지, 어떤 상황에 어떤 반응을 하는 정도만을 가지고 성향을 이야기하죠. 저는 캐릭터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제가 인간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고요. 나에게 아무리 선하고 따뜻하고 투명한 모습을 보일지라도 그 사람 속에 숨은 음흉한 모습, 괴이한 모습, 어마어마한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것을 보고 싶어요. 캐릭터의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이 사람이 혼자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사상이 어떤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념은 어떤지, 이런 것들을 더 중요하게 여겨요. 그게 사람을 만들어주는 거라고 믿고요.



GQ 목적을 찾기 위해 서강준은 어떤 노력을 해요?
KJ 고민해요. 이 사람의 행적을 돌아보면서 왜 그 길을 걸었을지를 고민해요. 답이 안 나오면 보류하고, 또 계속 촬영하면서 또 돌아보고···. 그러면 나중에 그 길이 보여요. 왜 이렇게 걸어왔는지 알겠다. 또는 그것이 인물의 목적이 아닌 작품의 목적일 때도 있어요. 이 사람은 그냥 달려나가지만 작품 전체에서 보면 이런 의미였구나, 하는. 아, 너무 추상적인가?
GQ 좋은데요. 그렇다면 서강준의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KJ 삶을 관통하는 전체의 목적은 없어요. 못 찾았어요. 찾으려고 해봤는데, 찾아지지 않았어요.
GQ 목적이 있어야 달려갈 힘이 생긴다고 해서 물었어요.
KJ 짧은 목적 하나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해야 할 작품, 지금 만날 사랑하는 사람들, 눈앞에 있는 목적들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작품 하고 싶어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없어요. 제가 선망했던 배우들처럼 연기를 잘하고 싶기는 하지만, 누구처럼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제 눈 앞에 보이는 작품, 지금 촬영 중인 <언더커버 하이스쿨> 이것이 전부예요. 끝나면 그 목적은 사라지고, 또 다음 작품이 오겠죠. 그게 제 목적이에요.



https://www.gqkorea.co.kr/?p=313549
인터뷰 내용 중 언더스쿨 언급된 부분만 갖고왔어 인터뷰 전문은 들어가서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