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조가 승휘와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걷는데
추억을 하나, 둘 밟으며 걸어가는 것 같아.
그리고 그 순간들의 승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어쩌면 자신의 삶을 사느라 생각조차 못해 본
승휘의 시간들을 따라 걸으며 되집어 보는 것 같아.
그 때의 도련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하며, 자신의 말도 승휘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헤아리는 듯 하고
귀한 관자를 그리고 마음을 제게 주셨고
그 누구도 제게 해주지 않았던 말
나는 네가 너로 살길 바란다.
솔직하지 못한 저인데도 그저 저의 모습만으로도
인정해주시고
그 어떤 순간에도 저를 끝내 웃게 해주던
도련님만이 가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던 그 모습도
사실은 저도 도련님 아니 단장님과 꿈에서라면
그 시절의 구덕으로 서인으로 돌아가
하루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제 다시 못 볼 사람이라 하루의 욕심은 부려도 되지 않나하여
언제 만날 줄 알고, 제게 새 이름까지 지어주신건지
태어나 살아가면서 느낀건 그저 하루하루 무사히 지나길
아무 일 없이 그냥 흘러가기만 바랐는데
단장님은 단장님의 마음은 제가 가늠할 수 없을만큼
벅차고 또 벅차서 자꾸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내 마음 전해볼걸
제 이야기 쓰지말라 했다고
결국 세상에 내놓지도 않는 글을 왜 쓰셨느냐 물으니
추억하고, 기억하고, 나 혼자 간직하려 쓴다고 하신 그 말엔
차마 어떤 대답을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지나간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단장님과의 시간들은 저 또한 잊지않을 거고
기억하고, 추억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더는 밀어내지 않을 겁니다.
제게 와준 그 길이 참으로 아팠고, 슬펐고,
모든 것을 내던지고 와 주신 단장님의 크고 깊은 마음이니까요.
9회에서 윤조는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았어.
10회에서는 구덕인 자신과 태영으로 산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령의 사건으로 외지부를 다시하고, 결국 잘 해결하고
자신에게로 고맙다 전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느끼고,
승휘에게로 향하는 마음은 정했지만 그럼에도 망설인건
마음을 정하면 윤조 또한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아서라 생각했어.
저로 인해 성씨가문이 고초를 겪는 것도 두렵고,
승휘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겨우 누르면서까지 가지 못한 건
승휘처럼 윤조도 겉으론 가짜여도 속으론 진짜로 살고 싶어서
꿈이 아닌 현실에서
최소한 두 사람만은 진짜로 제 삶들을 살고자해서
그래서 가짜부부를 진짜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차근차근 풀어줘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던
9,10회 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