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 제가 단장님 곁에서 뭘 할 수 있겠어요.
- 꼭 뭘 해야만 하느냐, 그냥 옆에 있어 줄 순 없어?
- 예 저는 외지부가 좋습니다
- 에이 치사해, 나는 너만 있으면 다 버릴 수 있는데.
- 그건 제가 싫습니다. 저는 옥태영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니 단장님께서는 조선을 빛내는 최고의 전기수가 되어주세요.
조
- 나와 함께 떠나러 온 것이... 아니구나? 구덕이로 살 동안에 유일하게 이거 기억하고 싶었다면서, 그런 나마저 지워버리게?
- 도련님도 저를 지우세요. 도련님이 연모하였던 구덕이는, 아버지와 바닷가에서 살고싶던 구덕이는 2년 전 주막에서 불에 타죽었습니다. 아씨 대신 얻은 삶을 구덕이가 살 순 없습니다. 허니 제가 이루어야 할 꿈은 제 꿈이 아니라 아씨의 꿈이지요.
- 그래, 이제야 너답다.
- 우리는 헤어지더라도 얘들은 같이있게 해주자 외롭지 않게. 그리고 살다가 한번쯤 내생각이 나면 들여다 봐주겠니? 그러면 내가 좀 외롭지 않을 거 같거든.
승
- 혼자 내려가세요 도련님. 이대로는 체온이 떨어져서 둘다 죽게 될 것입니다
- 너랑 한날한시에 같이 죽는데 더없는 기쁨이지.
- 먼저 가서 기다리거라 내 금방 따라갈테니 이제 나는 잃을 것이 없다. 허니 마지막으로 칼춤이나 춰보자꾸나
휘
-그렇게 베개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잠이 드는데, 하필이면 밤사이에 군불이 꺼져버린거야. 자다가 한기가 든 너는 어쩔 수 없이 내게 꼭 붙어서 잠을 청하겠지?
나는 너와 이렇게 살고싶다. 사는게 뭐 대단할 거 있겠느냐. 보잘것 없는 거 나눠 먹고 형편없는 농에 웃어가면서 비가 오면은 네 머리에 손을 올려 비를 막아주고 네 얼굴에 그늘이 지면은 내가 옆에서 웃게 해주마. 너무 애쓰고 치열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