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 가져왔느냐?
- 이거 가져가시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세요?
- 그래 팔아다가 맛있는 거 사 먹을 거다
- 그걸 꼭 가져가셔야겠습니까?
- 가져가야지, 구덕이 유품인데. 나를 나로 살게 해 주었던 내가 몹시도 연모했던 여인이었다
ㅎ
- 근데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거니?
- 화를 간신히 참고 있는데요?
- 3년이야, 3년을 하루같이 널 향해 불타올랐는데 넌 어찌도 이리 얼음장 같단 말이냐. 너 그럼 이거 관자 너 이거 왜 달고 다녔어? 왜 한시도 몸에다가 이렇게 안 떼놓고 다녔냐고.
- 관자를 받은 일은 제가 몸종인 구덕이로 살았던 시절 중에 유일하게 기억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저는 그마음이 도련님을 향한 그리움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다가 그때 도련님은 소혜아씨랑 혼담이 오가셨는데 제가 어찌 감히 도련님께 마음을 품었겠습니까?
- 너는 내가 조금도 궁금하지가 않았겠어, 내가 반갑지도 않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