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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베개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잠이 드는데, 하필이면 밤사이에 군불이 꺼져버린거야. 자다가 한기가 든 너는 어쩔 수 없이 내게 꼭 붙어서 잠을 청하겠지?
나는 너와 이렇게 살고싶다. 사는게 뭐 대단할 거 있겠느냐. 보잘것 없는 거 나눠 먹고 형편없는 농에 웃어가면서 비가 오면은 네 머리에 손을 올려 비를 막아주고 네 얼굴에 그늘이 지면은 내가 옆에서 웃게 해주마. 너무 애쓰고 치열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어.
ㅎ
- 빼어난 무술 솜씨를 가진 종사관 나리께서 산을 오르는 재주는 없으신 모양입니다.
- 나 못 가, 못 해. 아니 근데 넌 어찌 그렇게 산을 잘 타는 것이냐.
- 아버지 찾으러 산을 하도 헤매고 다녀서요. 아 그리고 제가 원래 못하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 같이 다니니까 너의 그 재수없는 면도 보고 참 좋다.
- 근데 이 험한 산에 애들은 왜 데려온걸까요? 추론을 좀 해보십시오. 초인적인 통찰력으로 범죄 행동을 분석하시는 종사관 나리.
- 원래 산에서 길 잃어버리면 질경이 따라가라라는 말이 있어. 그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 질경이가 자라거든? 저 질경이가 사람들 발길에 의해서 번식하는데 그래서 생명력이 엄청 질겨 봐봐
- 왜, 이 종사관 나리한테 반했어?
- 암만 모자란 사람도 밥값은 하는구나,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