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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거니?
- 화를 간신히 참고 있는데요?
- 3년이야, 3년을 하루같이 널 향해 불타올랐는데 넌 어찌도 이리 얼음장 같단 말이냐. 너 그럼 이거 관자 너 이거 왜 달고 다녔어? 왜 한시도 몸에다가 이렇게 안 떼놓고 다녔냐고.
- 관자를 받은 일은 제가 몸종인 구덕이로 살았던 시절 중에 유일하게 기억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저는 그마음이 도련님을 향한 그리움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게다가 그때 도련님은 소혜아씨랑 혼담이 오가셨는데 제가 어찌 감히 도련님께 마음을 품었겠습니까?
- 너는 내가 조금도 궁금하지가 않았겠어, 내가 반갑지도 않았겠고
ㅎ
- 뭘 그리 쓰십니까?
- 물에 빠진 여인을 구하고 병사들과 싸워서 아이들도 구해낸 아주 멋진 종사관의 무용담을 기록하고 있다.
- 결국에 이 소설의 결말은 외지부 여인의 복수극으로 끝나겠구나. 그래도 장하다 결국 이뤄냈으니.
- 네가 베풀었던 마음들이 너한테 다시 와서 너를 돕더구나. 산천루를 얻었고, 돌석이를 만났고, 관찰사에서는 변방을 보내주셨고, 때마침 봉수대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것도 다 네가 베푼 마음들이지 그치? 우리 구덕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