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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검사내전은 기획의도부터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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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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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검사들은 참 극단적이다.
한쪽은 거악을 물리치는 정의의 수호자인데,
다른 쪽은 견찰(犬察)이라 불리는 권력의 시녀다.
그러나 어느 쪽도 실제 검사들의 모습을 대변하진 못한다. 
대부분의 검사들은 사실 더 생활감이 넘친다.

여기, 이 검사들을 보라. 
검찰 총장이 몇 번을 바뀌도록 한 번을 찾아주지 않았다는 이곳.
남해안 어드메에 위치한 진영지청이다.
어제는 굿 값을 떼어 먹은 혐의로 건장한 무당청년을 조사했는데, 오늘은 연적의 집 대문에 소똥을 뿌린 80대 어르신을 피의자로 앉혔다.
거악은 개뿔. 소악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들 앞에 앉아 있으면, 출세라는 한 가지 목표를 보며 아등바등 싸우는 서울 검사들의 소식은 그저 남의 일이고, 뜬구름 잡는 얘기 같기도 하다. 검사실 창밖 너머로 속절없이 아리따운 바다를 보고 있자면 
‘야망이라는 건 먹는 건가?’부터 ‘내 검사 생활 이대로 괜찮은가?’까지. 
별별 생각이 다 들 법도 하지만.

정의가 별건가.
시비가 거하게 붙어 검찰까지 와버린 동네 친구들을 화해시키는 일이 정의고, 곗돈을 뜯긴 계원들의 심정이며 계주의 사정까지 경청하는 것이 정의고, 때로는, 우는 아이 안고 와 사정하는 이의 벌금을 조금 깎아 주는 것까지, 정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충실히 하루를 마치고 퇴근할 때 뿌듯하면 됐다. 사건을 해결하고 피해자에게 감사 인사를 받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 자리에서 내 할일 제대로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또 하루를 살아가면 된다.

검사내전은, 화려한 일부 검사들의 그늘 아래에 가려져 이제까지 빛을 보지 못한 대부분의 형사부 검사들에 대한 이야기다.
내 방 안의 손바닥만 한 정의라도 지키려고 매일 고군분투하는 검사들의 전쟁일지다.
보다보면 울컥 화도 나고, 눈물도 찔끔 나고, 어이없어 실소도 터지지만 결국엔 검사인 그들과 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지방 검사들의 인간미 넘치는 좌충우돌 근무기다.



참으로 훈훈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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