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여왕 김지원의 본모습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히트를 친 눈물의 여왕은 데뷔 14년 김지원을 일약 정상에 올려놓았다. 작품을 마주하는 자세나 사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배우 김지원의 내면을 파고든다.

한국 드라마는 보는 이들을 매료시켜 하트를 터뜨리고, 드라마의 기복에 따라 미소를 짓거나 눈물을 흘리게 한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2024년 가장 화제를 모은 한국 드라마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최종회는 한국 방송사 tvN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방송 후 넷플릭스 방송에서는 40여 개국 랭킹 상위 10위에 오르며 아시아 전역에서 큰 히트를 쳤다. '눈물의 여왕'은 과거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 대히트 드라마를 제작한 유명 작가 박지은의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김지원이 연기하는 것은 퀸즈그룹 재벌 3대째의 아가씨 홍해인.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기가 세고 냉혹하며 의연하고 츤데레한 아가씨 역이다. 김수현이 연기하는 농촌 출신 청년 백현우와 러브스토리다운 밀당과 놀라운 역전극을 보여준다. '눈물의 여왕'에는 "혼인은 여름밤에 켜는 에어컨 같은 것이고 적정 온도는 각각 다르다"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했는데 결혼하면 왜 사랑하지 않지?" 등의 명대사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깊게 했다.

24년 상반기 화제를 모았던 이 한국 드라마는 김지원을 가장 빨리 유명 배우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데뷔 14년, 31세인 그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고 아시아 전역에서 잇달아 팬미팅이 개최됐다. 겸손하고 좀처럼 인스타그램을 갱신하지 않는 그녀지만 현재 팔로워 수는 140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지금도 독자적인 스타일을 무너뜨리지 않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변하지는 않는다.

"저는 제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필자는 활짝 핀 수국이 만발한 한여름 시각 북촌 한옥마을에서 그녀를 만나고 있었다. 팬들 대부분이 가장 듣고 싶은 것은 처음에 이 홍해인이라는 역할을 받은 이유다. 그가 말하기를, 스토리 전개에 흥미를 가져서 작품에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처음 눈물의 여왕 대본을 읽었을 때 마지막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느꼈어요. 게다가 이것은 홍해인과 다른 인물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하는 정말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본이었습니다. 또 드라마에는 존경하는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이름을 올렸고 모두 배울 만한 선배들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냉담하고 츤데레 아가씨 역에 대해서는 나와는 전혀 거리가 먼 성격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저 자신과 홍해인의 공통점은 거의 없지만 굳이 꼽자면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이 역할을 통해 책임감의 의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이 말에서도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드라마 촬영 시간은 1년이나 되는 것이었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홍해인의 외모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는 것이다. "크랭크인 3, 4개월 전부터 운동을 시작해 1년이 넘는 촬영 기간 내내 체형 유지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해외 촬영은 너무 힘들었어요. 독일로 보낸 트렁크 케이스가 실종됐는데 다행히 촬영 첫날 아침 드라마틱하게 발견됐어요." 항상 예의 바른 김지원은 촬영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으며 "먼저 독일에 도착한 촬영 크루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다.

16세에 커리어를 시작하여 2013년이 전환점으로

1992년 서울 출생인 김지원에게는 두 살 연상의 언니가 있다. 부모의 훈육이 엄격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예의범절의 중요성을 배운 그녀. 어렸을 때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교회 피아노 반주자도 동경했다고 한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서툴렀지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되자 학교 연극에서 약간의 역할을 연기하게 되었다.

16세가 된 그녀는 그 용모가 뛰어나 거리에서 스카우트되어 연예계에 진출하게 된다. 처음 계약을 맺은 것은 연습생으로서 노래나 춤, 피아노, 작사 작곡, 연기 등의 훈련에 참가하는 것이었지만, 그 후 노래하거나 춤을 추는 것보다 연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다. 2010년에 광고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2013년은 연예생활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의 유라헬 역으로 발탁된 것이다. 냉담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실은 외로움을 많이 타고 고독이라는 역할이다. 설정상으로는 악역으로 그림의 떡, 부자로 태어나 호사스럽게 사는 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연기가 공감을 자아냈다. 자신도 이 작품에서 작가 김은숙을 알게 되고, 후에 '태양의 후예'의 군의관 윤명주 역으로 발탁된다. 이 두 가지 역할로 한국의 명성 있는 상을 다수 수상하게 된다.

작가 김은숙 씨와 함께 일하게 된 것은 저에게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역을 맡았을 때 앞머리를 자르고 임했고 태양의 후예에서는 단발머리 뉴스타일로 등장하는 등 매번 이미지 변신을 했는데 모두 좋은 반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지원은 그동안의 연기로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실력파 배우임을 증명해왔다. 지금도 맡은 역은 여전히 나다운 여성이지만, 어떠한 역도 능숙하게 연기해, 모든 역을 자신의 해석에 끌어들여 왔다. 그 차례로 변화하는 연기의 여러 가지는 압권이다. 그녀는 드라마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뛰어난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각각의 작품에서 여성의 다양한 스타일을 연기해 왔다.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상속자들의 유라헬과 태양의 후예의 윤명주,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 도시남녀의 사랑법의 이은오. 그리고 나의 해방일지에서는 사회에서 고립돼 쩔쩔매던 회사원 염미정. 모두 한국 드라마계의 전당에 헌액되는 역할이다. 그는 제 자신을 한 번에 한 걸음씩 말을 움직이는 바둑기사 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나중에 제 직업적 생애를 돌아봤을 때 훌륭한 작품을 많이 연기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원이 출연한 드라마는 많다고 할 수 없다. 최근 4년 동안 연기한 것은 단 두 작품. 그것은, 프로 의식이 높은 그녀의 전신 전령으로 드라마에 몰입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을 잘 못 먹는 그녀가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 서퍼 여역에 도전한 것은 이 역의 대사에 감동받고 동시에 공포심을 이겨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일에만 매달린 그녀지만, 역할에는 어떻게 파고들까.

특별한 방법을 쓴다기보다는 오히려 대본을 여러 번 읽을 뿐이에요. 대본을 읽으면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상상합니다. 촬영장에 가서 배우나 스탭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교류하면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대본을 읽어두면 안심하고 촬영에 임할 수 있고, 현장에서 배우나 스태프와 주고받은 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그녀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을 더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계속 성장시켜 주는 것이 배우가 된 수확입니다. 저는 겁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기 때문에 스스로 새로운 사물을 접하러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 때문에 내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을 수 없고,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되고, 이것이 내 세계를 더 넓혀 주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계속한다. 처음에는 연기를 100% 좋아한 게 아니라 잘 못 연기할 때는 초조함에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었어요. 나는 항상 조심스럽고, 그 일은 가끔 내 자신을 곤란하게 합니다. 마치 지극히 어려운 임무에 부닥친 것처럼. 하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나는 정말 연기하는 것을 좋아해.무서워도, 이것을 확실히 해내고 싶다라고, 점점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느꼈을 때 틀림없이 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 감각이 점점 강렬해져요.

드라마를 접하면서 10년이 지나도 자신의 연기에 100% 만족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인식했다는 그녀. 하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좋은 심리상태를 유지하고 최선을 다해 내일의 나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MBTI는 'INFP(중개자)'

이처럼 화면상에서 빛나는 스타가 된 그가 팬들의 평가를 가장 높이는 것은 사생활과의 격차다. 부잣집 아가씨 역으로 알려진 그녀지만 실제로는 한국 연예계의 오타쿠.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휴일을 보내는 방법이라고. MBTI 성격 진단 테스트를 하면 INFP(중개자)에 해당하는 그녀지만,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함께 출연한 적이 있는 배우로부터 초내성적이라는 말을 듣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귀엽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어 인터넷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중개자'는 '마음씨 착한 이상주의자'의 상징이지만, 그의 성격에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촬영이 없을 때는 거의 집에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요즘은 계속 그런 식이에요.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에게 1주일 분의 일상의 규율을 정했습니다. 이번 주는 이거 하자, 이런 식으로 일주일 일정을 잡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김지원의 만남에는 기분 좋은 거리감이 있다. 배우이긴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는 극단적으로 자제하고, 눈에 띄는 행동을 시끄럽게 떠들지도 않으며, 연기로 대중을 치유하는 것만이 그의 바람이다. 누구나 이름을 팔고 싶어하는 SNS 시대에 김지원은 독특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대만에서의 팬미팅은 그에게 많은 감동을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팬들이 공연장에서 저를 위해 준비해준 응원 이벤트 동영상이 유튜브에 떠돌고 있어 다시 볼 때는 더 이상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번 팬미팅은 제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저 자신도 새로운 작품을 통해 여러분이 더 즐기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조급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몸부림치고, 허덕이고, 하다못해 드라마 속에서만이라도 한 순간의 빛을 찾고 싶어 한다. 어른들의 세계에는 용이라는 두 글자가 빠져 있지만 프로 배우의 멋진 연기를 통해 스스로 극상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일상에서의 귀중한 사물들이 드라마 속에 아름답게 농축되어 평범한 우리로 하여금 삶의 희망을 찾게 한다. 그리고 배우를 장인으로 여기며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김지원이야말로 한국 드라마에 힐링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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