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내내 거센 외풍을 받아온 안형준 MBC 사장은 속보를 확인하고 곧장 회사로 향했다. 여의도 소식통과 국방부를 오래 출입한 기자가 전화해 ‘계엄군이 MBC로 갈 테니 피신하라’고 조언했지만,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보도국 후배들을 포함해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혼자 피신할 수 없어서 사장실로 올라갔습니다. 이후 모인 임원들과 ‘그냥 잡혀 갑시다’라고 각오를 다졌고요.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된 뒤에도 (불안한 마음에) 사장실 뒷방 간이침대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날 계엄군에 끌려가지 않은 건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계엄군의 진입을 막아준 덕분입니다.”
실제 계엄군의 1차 접수 대상에 MBC가 포함됐다는 소식은 일주일 뒤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