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선택지에 없었어
내 앞길을 방해하면 가만안둬 라고는 했지만
그런 선택의 기로에서 단 한번도 고민하지 않고 홍희주를 자기 옆에 뒀잖아
이게 희주가 원했던,원하지 않았던 백사언이 홍희주를 선택한 순간부터
본인의 등 뒤에서 숨겨놓고 끝에선 언제든지 자유롭게 날려보낼거라고 꽁꽁 숨겼지만
그 선택이 약점이 되어버린거야 그냥
그걸 협박범이 몰랐을리가 없어
희주랑 사언이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것도
홍희주라는 이름이 거론되는것만으로도 백사언에게는 치명타인걸 알았잖아
희주가 백사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걸 알고있고
같은 배를 탔으니까 끝까지 함께하자고 말하는데 몰랐을리가 없어
그리고 박도재도 그걸 너무 잘 알아
계속 음성변조며 뭐며 협박범의 동선이나 패턴,협박전화 프로그램까지도
백사언이 자기를 숨기고도 공격할 방법은 많다고 했었지
하지만 박도재 입장에선 백사언은 언젠가 복수해야할 대상이었어
그러니 백사언이 드러나야지만
자기들 눈 앞에 나타나야지만 이 복수를 완성할 수 있는데
그 장치로 충분히 희주를 이용할만해
그동안 봐온 백사언에게는 유일한 허점이라는게 딱 홍희주 뿐이니까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백사언에게 데미지를 입힐게
홍희주 뿐이라는 결론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백사언에게 전부로 남은게 홍희주라 마지막까지 희주 걸고 넘어지는거지
자 똑똑히 봐
너가 선택한 너의 유일한 약점을 두고 니가 과연 끝까지 백사언일수 있을까?
최악에서 최악까지 가도 너가 과연 홍희주를 선택할 수 있어?
넌 결국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김춘수 시 꽃에 이런 구절이 있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중략)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이미 홍희주가 백사언이 아닌 백사언을 선택한 순간부터
백사언이 아닌 백사언은
진짜이자 전부가 됐어
그걸 몰라 그들은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