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애프터스크리닝] '하얼빈' 훌륭한 영상, 좋은 연기, 아쉬운 여운 ★★☆
424 2
2024.12.18 18:12
424 2

▶ 비포스크리닝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 근현대사의 내밀한 시간을 밀도있게 연출해온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의 봄'으로 1,312만 관객을 동원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2025년의 대 히트작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내 놓는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를 직간접으로 그렸던 영화들은 있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과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만나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총성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그려낼지는 새삼스럽게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독립군과 독립운동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우민호 감독은 100% 리얼 로케이션을 시도했다고 한다. 몽골과 라트비아, 대한민국의 3개국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실제 독립군이 활동한 중국과 러시아 지역을 가장 닮은 곳으로 TV에서는 프레임 구현이 되지 않는 영화 전용 카메라 ARRI ALEXA 65를 활용해 극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상을 뽑아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댓가이려나, 지난 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전세계에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안중근 역할로 현빈이, 이토 히로부미 역할로 릴리 프랭키가 참여했고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내노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위대한 독립의 역사를 그려낸다고 한다.

 

 

 

 


▶ 애프터스크리닝

 

꽁꽁 얼은 두만강 위를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저렇게 넓은 강이 얼어 있는 걸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 위를 걸어가는 현빈의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이런 걸 영화적 경험이라고 하는 건가. 극장 안에 4D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쌓인 만주 벌판, 러시아 등에서 생명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웅장함' '숭고함' 등 우민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들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 진흙 위에서 나뒹구는 일본군과의 전투는 '목숨을 건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비주얼적으로 느껴지게 연출되었다. 이런 도입 부분은 엄청나게 몰입감이 있고 강렬하다. 광활하고 건조하고 차가운 외국의 풍광은 '이국적이다'라고 감상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서 보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는데 그 고생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흔히 보던 영상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욱, 박훈, 전여빈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출연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의 비주얼은 최고였다. 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분위기로 압살시키는 느낌.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들이 매끈한 잘생김이 아닌 캐릭터의 멋짐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공공의 적인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의 연기도 좋았다. '늙은 여우'로 표현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이렇게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가의 모습으로 그려내다니, 그래서 오히려 안중근의 대단함을 반전으로 드러나게 했다.

 

훌륭한 미술, 좋은 연기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감정의 몰입이나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은데 똑 똑 끊어버리는 편집이었다. 역사가 스포이고 모두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알고 보는 만큼 좀 더 감정의 피치를 올리고 여운을 길게 줬어도 좋았을텐데. 요즘의 감독들은 '신파'에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듯, 있어도 좋을 장면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아쉬웠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이야기이고, 저마다 그의 일대기 중에 심장을 울리는 대목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인간적인 모습에만 집중한 건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엔딩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자막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이후에 일본의 폭력은 더 심해졌고 그로부터도 30년이나 더 지나서야 독립이 이뤄졌다는 게 나오면서 안중근의 업적이 당장의 통쾌한 반전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이들의 희생이 얼마나 고귀하고 지난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해주긴 한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원한게 이런 지난함의 공감일까? 통쾌하고 장렬한 엔딩이었으면 어  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12월 24일 화요일 개봉예정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movie/article/408/0000246367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매끈속광채 치트키! NEW 잉크래스팅 쿠션 메쉬 글로우 + 역주행 싱글섀도우! 모노큐브 앙버터 체험 이벤트 443 12.17 39,49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15,32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93,73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07,05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36,183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2,113,702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189,37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320,208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2 22.03.12 4,386,935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573,022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2 21.01.19 3,597,599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607,537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697,857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882,847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81022 잡담 무빙2가 브릿지야? 21:14 0
13681021 잡담 옥씨부인전 아 진짜 너무 귀엽잔아.......... 21:14 5
13681020 잡담 니도 올해 본 드라마 ㅋㅋㅋ 취향뭘까 1 21:13 49
13681019 잡담 지금전화 진짜 괜찮아 보고 동공지진나고 표정 떨떠름해지넼ㅋㅋㅋ 5 21:12 57
13681018 잡담 선업튀 선재가되 4 21:12 50
13681017 잡담 조명가게 현주도 무빙2에 나오는건가? 21:11 51
13681016 잡담 선업튀 뭐야 핫게에 우리 선재있었구나 4 21:11 118
13681015 잡담 밤을걷는선비는 주연들이 전부 그놈에 음란서생만 찾어.. 2 21:10 68
13681014 잡담 올해 갤럽 보니까 원래도 20대 배우들은 갤럽드는게 존나 빡센데 앞으론 더 힘들어 보임 4 21:10 137
13681013 잡담 무빙 원작은 희수도 계속 나와?? 2시즌때 고윤정 나오려나 2 21:10 54
13681012 잡담 나도 올해 본 드라마 여섯개 5 21:10 95
13681011 잡담 가비 라미이해가는데 어차피 착색된다고 1 21:09 148
13681010 잡담 ㅇㄷㅂ 오늘 진짜 개춥다 2 21:09 47
13681009 스퀘어 옥씨부인전 E05 선공개 태영승휘.gif 1 21:09 47
13681008 잡담 지금전화 블레카페 정식 오픈 한 듯 3 21:09 127
13681007 잡담 지금전화 생각해보니까 원작 그 장면 드라마에 나오긴 할 거 같은데 스포!!! 1 21:08 87
13681006 잡담 악의마음 경선이 잡혀간거 듣고 해일이 혼자 가는줄 알았는데 21:08 45
13681005 잡담 선업튀 류난뽀이 장면 개귀여운데 덩케 미침 2 21:08 66
13681004 잡담 요즘 청담동스캔들 이거 케이블에서 다시 해주는데 김혜선 연기 많이 못하긴 한다... 1 21:08 90
13681003 잡담 라미를 너무 하얗게 하면 이렇게 되나봄 12 21:06 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