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언 : 어떻게 알았습니까?
희주 : 뭐가?
사언 : 내가 하루 종일 406 생각만 한 거 그동안 매일같이 통화를 했는데 난 아직도 406에 대해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되레 알고 싶어 졌고
희주 : 그럼 서로 궁금한 걸 하나씩 묻고 답하는 건 어때?
사언 : 좋아. 단, 지금 이 순간부터 진짜 진실만 말하는 겁니다.
희주 : 바라는 바야.
사언 : 시작하세요.
희주 : 결혼식 전날 밤에 홍인아를 만나서 거래를 했다고 했잖아. 홍희주를 걸고 한 거래였어?
사언 : 네. 내 차례입니다
희주 : 뭐야, 내 질문 아직 안 끝났어
사언 : 답하면 끝입니다. 다음번엔 신중하게 생각하고 질문하세요. 묻겠습니다. 홍희주는 지금 협박 받고 있는 겁니까?
희주 : 왜 협박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언 : 406이 희주를 납치도 하고 아버님도 공격하고 보통 미친놈이 아닌데 희주가 그런 놈한테 동조할 리 없으니까요.
희주 : 협박 받고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됐지? 이제 내 차례야. 홍인아를 정략결혼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대신 홍희주를 인질로 잡았던 거야?
사언 :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희주 : 누구한테 들었냐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
사언 : 맞습니다. 난 종종 악몽을 꾸곤 합니다. 어릴 땐 더 자주 그랬죠.
-회상-
어린 희주 : 내가 널 도울게. 내가 너와 함께 있을게. 괜찮아 괜찮아
어린 사언 : 괜찮아 괜찮아
사언 : 그때마다 날 진정시켜 준 건 매일 밤 수어 연습을 하던 옆집 소녀의 손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녀는 누구한테도 어디에도 기댈 데가 없었어. 홍회장집 거기가 그 아이의 지독한 감옥이었으니까. 그 아이를 탈출 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꿈에도 몰랐죠. 내가 희주의 새로운 감옥이 될 줄은.
희주 : 감옥?
사언 : 그 집을 나와서 나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희주한텐 감옥이나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웬 미친놈하고 얽히는 한이 있어도 나랑 이혼하고 싶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제 내 차례입니다. 홍희주가 원하는 건 여전히 이혼입니까? 답하세요, 406 그동안 늘 말하지 않았습니까. 희주를 놓으라고 원래대로 돌리라고. 그만 놔주라고.
희주 : 더는 기대하기 싫었으니까. 언젠가는 달라지겠지. 나아지겠지. 3년을 기대하고 기다리다가 다 놔버리면 더는 상처 받을 일도 실망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생각했었대, 홍희주가.
사언 : 그럼 혹시 희주가 원하는 건 진심, 관심, 이해, 애정 그런 거였습니까?
희주 :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내 말은
사언 : 해 줄 수 있습니다. 다 줄 수 있습니다. 희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희주 : 왜 갑자기 그러겠다는 건데? 그동안은 내가 죽든 말든, 옆에 있든 말든 상관도 안 했으면서.
사언 : 이건 애초에 희주가 원한 결혼이 아니었으니까. 인질이란 핑계로 내 옆에 뒀다가 언젠간 보내 줘야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희주 : 그래서 야박하게 굴었던 거야? 정 안주려고?
사언 : 하지만 희주가 원한다면 얘긴 달라지지. 대신 약속해. 내가 노력해서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면 다시는 이 전화 하지 않는다고.
희주 : 너 하는 거 봐서
타이핑 직접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