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악몽을 꾼다. 어릴 때는 종종 그랬다. 그럴 때마다 저를 진정시켜 준 건 옆집 소녀의 수어 연습이었다. 그 아이는 홍회장 집이 감옥이었다. 그 아이를 탈출시켜주고 싶었다. 그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기를 바랐다. 그런데 꿈에도 몰랐다. 내가 희주의 감옥이 될 줄 몰랐다”
“그 집을 나와서 나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희주한테 감옥이 아니냐. 미친놈한테 얽혀서 이혼 아니냐”
“그럼 혹시 희주가 원하는 건 진심, 관심, 애정 그런 거였냐. 그러면 해 줄 수 있다. 다 줄 수 있다. 희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건 애초에 희주가 원한 결혼이 아니었으니까. 인질이라는 핑계로 내 옆에 뒀다가 언젠가 보내줘야한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런데 희주가 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대신 약속해라. 내가 노력해서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면, 다시는 이 전화 하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