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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조명가게 [씨네21] '조명가게' 강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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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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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은 어느덧 ‘드라마작가’라는 수식어를 뒤에 함께 붙여도 자연스러운 이름이 됐다. 그는 디즈니+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의 각본을 직접 썼다. 조명을 파는 가게를 통해 산 자와 망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인 이 작품은 2011년 웹툰 연재 당시에도 과감한 구성으로 주목받았다. 강풀 작가는 글을 쓰는 동시에 머릿속에 어떤 장면을 떠올리며 콘티를 짜는 식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름 롤이 쭉 올라가는 것처럼 웹툰도 연출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웹툰 자체가 가장 영화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 영상과 웹툰이 꽤 닮았다고 믿으며 같은 이야기를 웹툰과 드라마로 모두 구현하는 데 성공한 강풀 작가를 만났다.



- 원작 연재 당시 “이번 작품은 진행 속도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라는 식의 댓글이 많이 달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후반부에 퍼즐이 맞춰지는 구성이었다. 시리즈로 각색하기 수월한 구성은 아닌데 대본을 쓸 때 어떤 고민이 있었나.

= 이미 갔다 온 길이지 않나. 만화를 연재할 때도 늘어진다는 반응을 당연히 예상했었다. 원작은 비밀이 풀린 이후 이야기가 다소 힘이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호러 드라마는 미지의 존재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부터 재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그 이후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는 웹툰과 구성이 거의 동일하지만 반전을 앞당겨서 4회 마지막에 모두 공개했다. 후반부의 울림을 느끼기 위해서는 드라마 앞부분을 시청자들이 잘 따라와야 하는데 그 부분이 관건인 듯하다. 원작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지만 원작보다 더 깊게 들어가고 싶었다. 원작과 후반부 전개가 좀 다르다. 나로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결말을 냈다.



- 13년 전 웹툰 연재 당시부터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이 곡을 고른 이유는.
= 골목길을 걸으면서 발박자에 맞출 수 있는 리듬이면서 그렇게 길지 않은 노래를 생각했다. <바람의 불어오는 곳>은 생각보다 템포가 빠른 곡인데 김광석씨의 어딘가 쓸쓸하면서 힘 있는 목소리가 <조명가게>와 잘 어울렸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라는 가사도 극 중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 웹툰 <조명가게>는 이제 막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연재됐다.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리면서 보는 형식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만화와 드라마 대본,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표현해보니 어떤 차이가 있던가.
= 만화는 컷과 컷 사이의 여백을 독자들이 채우지만 영상은 되도록 직접 보여줘야 한다. 드라마 대본을 쓸 때 만화에서는 짐작만 했던 인물들의 관계를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내가 극본을 쓸 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감독이 영상으로 풀어내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옛날 버릇을 버리지 못해 글을 그림 그리듯 쓰는 편이다. <무빙> 때는 처음이다 보니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지문과 세밀한 묘사를 사용했다. <조명가게>를 쓸 땐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다. 덕분에 묘사를 덜고 감독님에게 많이 맡겼다.



- 점프 스케어 등의 연출이 등장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김희원 감독님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몇 가지 연출을 사전에 합의했다. 점프 스케어 그리고 귀신 같은 존재를 너무 혐오스럽게 묘사하지 않는 것. 어떻게 보면 호러 드라마의 가장 큰 무기 두개를 버리고 가는 것이다. 작가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요청을 한 거라 아마 김희원 감독님이 무척 힘드셨을 거다. 그럼에도 <조명가게>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위해 다른 공포 장르와 달라야 하는 지점이라 생각해서 부탁드렸다. 감독님에게 참 죄송하고 감사하다.



- ‘공포’스러운 장면을 상상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나. 무엇이 무섭다는 감정을 가져오는 것일까.

= 질 모르는 대상을 마주할 때 우리는 무섭다고 느낀다. 공포는 항상 미지에서 온다. 그래서 정체가 밝혀지고 나면 덜 무서운 것이다. 사실 나는 겁이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호러 장르에 끌리는 이유는 귀신만큼 작가 입장에서 ‘뻥’ 치기 좋은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창작은 결국 가장 그럴듯한 ‘뻥’을 치는 작업이다.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정말 좋다. 창작은 항상 개연성 문제가 따라붙기 마련인데 호러 장르는 개연성도 상관이 없어진다. 핍진성, 즉 그 안에서 가능한지를 따지는 것만 중요하다. 그래서 예전에 호러 장르 만화를 자주 그렸다.



- 베테랑 배우지만 신인감독과 고인물 만화 작가지만 신인 드라마작가가 만났다. 김희원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 <조명가게>는 미처 내가 웹툰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하게 된 작품이다. 그리고 내가 극본 작가 생활을 계속한다면 <무빙> 다음은 명백히 <조명가게>라고 생각했다. <조명가게>는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이들의 사연을 명확히 이해시키고 배우의 최선의 연기를 끌어내야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한 김희원 감독이 필요했다. 아침 일찍 작업실(강동구)에 출근하면 종로에 사는 김희원 감독이 매일 찾아와서 정말 많은 소통을 했다. 신 바이 신으로 논의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나갔다. 감독님의 끊임없는 질문 덕분에 내가 놓쳤던 부분을 잡아내기도 했다. 그야말로 작품을 같이 만들어간 기쁨이 있었다. 김희원 감독은 <조명가게>에 모든 것을 건 사람 같았다. 사적인 대화를 하더라도 다시 <조명가게> 이야기로 돌아갔다. 오히려 내가 조금 릴렉스하셔도 될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로 지난 1년을 <조명가게>에 파묻혀 살았다.



- 웹툰 독자들의 댓글과 드라마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은 어떻게 다르던가.
= 웹툰은 업데이트 즉시 댓글이 달린다. 그래서 웹툰 작가들이 더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 반면 드라마는 수능을 친 후 채점도 못하는 성적표를 기다리는 것 같다. 공개 전 작품 관계자들이 하는 이야기는 믿지 못하겠다. 면전에서는 다들 좋다고 말하지만 실제 대중 반응은 어떨지 모르지 않나.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조명가게>를 본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 <무빙> 시즌2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브릿지>의 이야기를 담는 것인가.
= OTT가 생기면서 해피 엔딩, 새드 엔딩, 열린 결말이 아닌 제4의 결말이 가능해졌다. 다음 시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예고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마무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무빙>의 결말을 완전히 닫아놓았다. 하지만 후속편을 위한 이스터에그를 분명히 심어둔 부분도 있다. <무빙> 시즌2는 아직 구상 단계에 있다.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무빙> 시즌2에 대한 생각은 일단 접어두었다. <조명가게>가 마지막 회까지 공개되고 난 뒤에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다.



https://naver.me/5apXGS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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