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지게 얄미운 기집애. 그 애 앞에선 어쩐지 덜렁대고 당황하고 멍해지는 날들이 많았다. 이 울렁거림이 대체 무엇인지 석지원은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급식실에서,
여느 때처럼 윤지원과 성적으로 시비가 붙었던 그날 불쑥 말해버린 것이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내가 너 이기면, 너 나랑 사귀자고.
중간고사 성적은 윤지원이 전교 1등 석지원은 전교 6등이었다. 희던 귓바퀴가 빨개지며 어이가 없다는 듯 허, 하고 웃던 윤지원은 지나치게 예뻤다. 기말고사가 지나고, 석지원은 내내 자신을 흔들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았고 둘은 열여덟의 여름을 앞두고 뜨겁게 사랑에 빠졌었다.
잡담 외나무 석지원 인물소개 보는데 이 부분 존나 맛도리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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