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밀한 배신자》가 더욱 놀라운 건 대본을 쓴 한아영 작가나 작품을 연출한 송연화 감독 모두 신인이라는 사실이다. 신인 작가의 대본에,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은 감독에게 10부작의 범죄 스릴러를 맡겼다는 건 이 작품이 얼마나 도전적이었는가를 잘 말해 준다. 드라마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선택인 데다, 요즘처럼 업계가 힘든 상황에서는 한층 어려운 선택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도전적인 선택은 오히려 식상함을 깨고 참신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범죄 스릴러지만 가족이라는 코드를 넣어 치밀한 심리 대결이 펼쳐지는 색다른 서사가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의심이 만들어낸 파국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찾아가고, 불신했던 자신의 과오를 뉘우침으로써 가족이 신뢰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 작위적인 느낌 없이 펼쳐졌다. 여기에 송연화 감독의 이른바 '미친 디테일'과 심리 묘사가 담긴 연출도 빛을 발했다. 자칫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 수도 있는 어두운 연출과, 반복되는 미장센을 통한 심리 묘사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감으로써 끝내 빌드업의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586/000009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