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번에 다시 ‘설민석 카드’를 들고 나온 MBC다. 그 배경에는 MBC와 설민석 인연을 무시할 수 없다. 설민석이 대중적인 역사 강사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MBC 영향이 크다. ‘무한도전’부터 ‘선녀들’까지 대중적 역사 강사로 설민석을 띄우는 데 가장 일조했다. 하지만 논문 표절 논란 당시에는 설민석 책임이니 자신들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스리슬쩍 넘어갔다.
그리고 이제 와서 다시 설민석을 쓰겠다는 MBC. 마치 설민석 없으면 역사 예능이 불가능한 방송사 같다. 앞서 언급했듯 논문 표절 논란 이후 다양한 전문가가 ‘선녀들’에 출연했던 기억도 지운 채 말이다. 심지어 같은 홍역을 치른 옆 방송사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설민석을 지우고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도.
MBC가 키워낸 인물이라 아픈 손가락인 것일까. 아니면 없던 기회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일까. MBC는 지난 7월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약칭 ‘강연자들’)을 통해 설민석 복귀의 장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이때다 싶어 이번에는 설민석을 불명예 하차한 ‘선을 넘는’ 시리즈 복귀 기회까지 줬다.
이쯤 되니 설민석 사랑이 유난스러운 MBC다. 다른 방송사보다 집요할 정도다. 하지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 적어도 설민석 하차 당시 ‘선녀들’ 새 시즌 비판에 대해서는 멈춰 달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했다. ‘설민석 없으니 괜찮지 않냐’는 식의 제작진의 당시 해명이 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