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열혈사제 [정덕현 요즘 뭐 봐?] ‘열혈사제2’, 돌아온 구벤져스 유쾌하고 통쾌한 한 방을 부탁해
630 11
2024.11.18 07:40
630 11
CXmwXw

(중략)


‘열혈사제’가 가진 힘은 만화적 상상력과 세태 풍자에서 나온다. 사실 사제가 맨주먹으로 ‘참교육’을 시키며 정의를 구현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도 파격적이다. 자칫 종교를 희화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혈사제’는 아예 대놓고 만화 같은 설정과 스토리 그리고 연출을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과장된 대사와 액션들이 시작부터 펼쳐짐으로써 이런 사제가 현실에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드러내는 것이다. 작품은 그래서 그 과장 설정을 통해 일단 시청자들을 안심시킨다. 이건 그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허구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단 이렇게 리얼리티를 벗어던지고 허구 속으로 들어가게 되자, 이제는 소재나 표현에 있어서 훨씬 더 자유로워진다. 조폭들과 일대 격전을 벌이는 장면 속에서도 현실감을 살짝 벗어난 액션들은 폭력성의 불편함을 지워버리고, 오롯이 통쾌한 타격감으로만 전해진다. 시즌2에서 박경선이 등장과 함께 마약 카르텔의 일원에게 인질로 납치됐다가 오히려 그를 때려잡는 장면이나, 절에서 스님 복장으로 위장해 그곳에 불을 지르려는 조폭들을 일망타진하는 스토리가 바로 그 사례다. 만화적이면서 코믹하고 시원시원하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그 황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한다. 


여기에 드라마는 대사는 물론이고 설정 자체로 세태 풍자를 더해 넣는다. 성당 복사인 이상연(문우진)이 마약으로 의식을 잃은 상황에 같은 반 아이들이 그를 중독자로 몰아세우자 이에 대해 김해일이 쏟아내는 일침은 그 단적인 사례다. “무턱대고 남 까는 거 그것도 마약이야.” 친구로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깔 수 있는 대상이 생기면 무조건 달려드는 현 세태를 풍자하는 대목이다.

‘열혈사제2’가 가진 풍자적 요소는 사실 비현실적인 사제, 형사, 검사들이 등장해 마약 카르텔을 일망타진한다는 그 설정 자체에도 들어가 있다. 이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맹활약한다는 이야기는 거꾸로 말하면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니 말이다. 또 여기에 오요한이나 쏭삭, 김인경 같은 보통 사람들이 어벤져스가 돼 이 수사에 공조하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공권력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이 보통의 히어로 설정은 꼬집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공권력을 부정하거나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2에 등장하는 구자영(김형서) 같은 인물이 이를 잘 보여준다. 악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공권력 또한 존재한다는 것. 하지만 정반대로 남두헌(서현우)처럼 돈과 출세를 위해서는 어떤 비리나 악행도 눈감아주는 타락한 검사도 등장한다. 마땅히 이뤄져야 할 정의가 구현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공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때려잡아야 하는 현실을 뛰어넘는 정의의 사도들이 필요하다고나 할까.

만화적 상상력을 대놓고 드러냄으로써 ‘열혈사제2’는 답답한 현실을 마음껏 뚫어주는 판타지적 통쾌함 또한 극대화시켜 놓는다. 물론 지나친 과장이 만들어내는 황당함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은 금요일 밤을 기다리게 된다. 그 비현실 속에서야 비로소 가능한 통쾌한 판타지를 마음껏 즐기고픈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https://naver.me/xjg9Jlo4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루나X더쿠💛] 갈아쓰는 컨실러? 버터처럼 사르르 녹아 매끈 블러 효과! <루나 그라인딩 컨실버터> 체험 이벤트 378 02.17 18,92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920,28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376,86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863,8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591,849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2/17 ver.) 54 02.04 88,070
공지 알림/결과 ───── ⋆⋅ 2025 방영 예정 드라마 ⋅⋆ ───── 108 24.02.08 2,542,182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576,279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699,197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2 22.03.12 4,813,880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951,458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986,425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69 19.02.22 4,113,20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4,275,17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3135 스퀘어 멜로무비 고겸 무비 시준.gif 3 00:12 42
263134 스퀘어 멜로무비 뉴짤.gif 1 00:08 50
263133 스퀘어 2/17 박스오피스 1 00:02 144
263132 스퀘어 별물 EP13 강수고은 뉴짤.gif 3 02.17 41
263131 스퀘어 멜로무비 움짤.gif 2 02.17 98
263130 스퀘어 별물 13화 의사 공룡.gif 3 02.17 51
263129 스퀘어 중증외상 오늘도 뉴짤.gif 19 02.17 291
263128 스퀘어 멜로무비 겸무비.gif 1 02.17 126
263127 스퀘어 흑염룡 2화 텍예 7 02.17 324
263126 스퀘어 드마녀 2회 동진미정 뉴짤!! 5 02.17 148
263125 스퀘어 드마녀 E01 성인동진.gif 4 02.17 138
263124 스퀘어 중증외상 최고의 감다살 연출가 이도윤 감독 인터뷰 모음 (조금모으려했는데엄청길어짐) 14 02.17 525
263123 스퀘어 멜로무비 무비주아.gif 1 02.17 118
263122 스퀘어 잔혹하고 유쾌한 ‘미키 17’..기생충·설국열차·옥자를 우주에 다 녹였다 1 02.17 103
263121 스퀘어 드마녀 스태프 인스타에 고딩 동진미정 8 02.17 288
263120 스퀘어 멜로무비 무비정후.gif 02.17 120
263119 스퀘어 [단독] '아저씨' 이정범 감독 "김새론의 연기에 빚진 작품..웃는 모습 기억되길"(인터뷰) 02.17 432
263118 스퀘어 멜로무비 고준&고겸.gif 2 02.17 156
263117 스퀘어 이번주 냉부해 하지원 짤들 1 02.17 236
263116 스퀘어 보물섬 미리보기 박형식.gif 6 02.17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