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작품 합류는 어떻게 했나.
▲'이친자'를 하면서 오디션을 봤기 때문에 머리가 반삭 상태였다. 감독님도 가벼운 마음으로 저를 불렀다. 그 머리에서 대근이 캐릭터로 이어지기에는 인상, 이미지가 너무 세지 않나.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작가님이 제가 대본을 읽는 영상을 보고 '이분이랑 해보는 것 어떻겠냐' 하셨다고 하더라. 대본 중에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모습에서 대근이로서의 잠재력을 보신 것 같다.
-90년대로 회귀한 듯한 엄대근의 패션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의상팀에서 다 준비해주셨다. 제가 고향이 서울 사람인데 '촌스러운 느낌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좋은 말로 표현하면 이질감이 들지 않고, 친근하고, 편안하고, 어눌한 면이 있다는 의미일 것 같다. 그래서 그 시대 사람처럼 보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저는 화면 속 제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저희 가족의 얼굴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세희 씨와 로맨스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이 로맨스를 해봤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해야 될지 잘 알았다. 저는 (로맨스가) 생소한 편이라 감독님이 레벨을 맞춰주신 것 같다. 세희 선배님이 능수능란한 캐릭터인 만큼, 감독님은 제가 저로서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주셨다. 선배님이 먼저 저한테 다가와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전해주셨고, 저는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역할이다 보니 연기를 할 때도 수동적으로 따라간 것 같다.
-격정적인 키스신도 소화했는데.
▲키스신을 액션신 찍듯이 촬영했다. 오히려 이성적인 상태가 되더라. 감정적 동요는 전혀 없었다.(웃음) 감독님이 오셔서 '세희는 능수능란했으면 좋겠고, 정진이는 당하고만 있어라'고 말했다. '너는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냥 쑥맥처럼 있으면 된다'고 유도해서 그렇게 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