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기 숨겨주고 잘해주고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원수를 사랑해?라는 생각을 했었거든.
근데 생각해보니까 원수인 만큼 도하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했을 거 같고,
그만큼 도하의 상태, 마음 등을 더 알아차리기 쉬웠을 거 같아.
처음에는 단순히 증오라는 감정만 있었으나,
그 다음에는 왜 날 살렸을까. 왜 나에게 활을 가르쳐줬을까. 이런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고,
그 의문이 해결되는 순간 허탈함과 분노가 다시금 차올랐으나,
그의 처지를 보고 연민이 들고, 누명 쓴 자신을 구하고, 도피시키려
자기 대신 활을 맞고 죽을 고비를 넘나드는 것을 볼 때는 한리타의 성정상 미안함도 들었을 거고,
그 미안함 때문에 결국 도하를 죽이지 못했을 때 시작되었을 것 같더라.
그리고 널 곁에 두고 싶은 내 욕심 때문에 널 살릴 방도를 일찍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서툰 고백을 들었을 때,
이 사람이 날 사랑하는 구나! 하고 바로 알아챘을 것이고, 그렇게 도하의 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걷잡을 수 없게 된 것 같아.
나를 지옥으로 몰아넣었으나, 나를 살리려 들고, 나를 사랑하게 된 안타까운 사람을 외면할 수 없어서,
나를 곁에 두고 싶다던 그 사람을 결국 사랑하게 된 거구나 싶어서 그때 비로소 이해가 가고 가슴이 더 먹먹해지고 그랬어.
ㅠㅠㅠㅠㅠ 리타 죄 없음.. 이게 다 소리부 개새끼 때문이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