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밝고 상냥하고 의협심 넘치고 위기가 와도 쉽게 굴하지 않으며, 사람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잖아
한리타에 대해 자세히는 나오지 않았으나,
아비가 자식에게 기미를 시키는 걸 보고 화가 나는 장면이나,
자신을 구한답시고 죄없는 사람을 도륙하는 도하에게 화를 내는 장면을 보면
영화의 이런 성격은 본래의 리타와 같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리타를 보고 나도 멋있고 호감이 드는데,
도하가 이런 한리타에게 끌리는 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더라.
자신을 베러 와서 붙잡혀서 하녀가 되는, 어찌보면 가야 대장군의 딸에게는 치욕같은 일을 겪으면서도
낮에는 다른 하인들에게 조롱당하면서도 서툰 하녀일 하고, 새벽에는 활을 쏘면서 결의를 다지고,
죽을 생각을 하는 사람을 죽이는 건 너무 쉽다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내가 죽일 날을 기다리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도,
잠못드는 자신을 위해 창포뿌리를 들이라는 조언을 다른 하인에게 해주기도 하고,
말도 없이 출정나간 자신이 돌아오자 뛰어나와 어디 다친 곳은 없는 지 살피던 모습들.
도둑으로 몰려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는 상황에서도 나서지 말고 엮이지 말라고 도하를 염려해주던 한리타.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죽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자위하던 자신을 걱정하고, 무탈하길 바라는, 어찌보면 유일한 사람.
사람답게 살고싶다던 소망을 가지던 도하에게, 한리타란 존재는 자신의 소망이 형상화된 존재가 아닐까 싶었어.
저 사람의 가족을 죽임으로써, 지옥을 선사했다는 사실도 알고,
그로인해 다가가면 안되는 것도 다 알고, 얼른 도피시키고 안전하게 해줘야 하는 걸 다 알면서도,
쉽게 떠나라는 말을 못하던 도하의 마음을 너무 잘 알거 같고,
사과하러 왔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흘리듯 고백하는 도하가 참 안쓰럽게 느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