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theqoo.net/GlszUn
창틈 새로 햇살이 들어와 해영의 방을 밝혔다. 지욱의 팔을 벤 해영과 지욱은 서로 마주본 채 곤히 잠이 들어 있었다.
https://img.theqoo.net/mLoVuP
얼마 지나지 않아 지욱의 눈꺼플이 들리고, 지욱의 눈에 곤히 잠든 해영의 얼굴이 가득 담겼다. 홀로 지낸 세월이 긴 탓에, 자고 일어나자마자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이라니. 지욱의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에 지욱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지욱은 잠시 해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면 지욱이 이렇게 가까이서 오래도록 해영을 바라보는 건 처음이었다. 늘 부지런한 해영이라 이정도로 밖이 밝아지면 깨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어제는 새벽까지 시달린 탓인지 미동도 않고 잠들어 있었다.
https://img.theqoo.net/AYcTeZ
예쁘다.
무방비한 상태로 잠든 해영의 얼굴은 몹시 예뻤다. 미운말도, 예쁜 말도 잘만 하던 입이 예쁘게 다물려져 있었고, 곱게 내려앉은 동그란 눈도, 오똑한 코도, 너무 예뻤다. 지욱은 손을 들어 이마를 가린 해영의 머리카락을 쓸어보았다.
https://img.theqoo.net/xLiYef
아뿔싸, 조심한다고 했는데 손가락이 해영의 이마를 스친 순간 해영이 깨고 말았다.
잠에서 깬 해영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지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이 담뿍 담긴 목소리로, 지욱에게 물었다.
"지욱아, 잘잤어?"
"네. 더 자요. "
"내가 맛있는 아침밥 차려 올게요. 침대에서 먹을 수 있게."
손님 지금 움직이기 힘들 테니까. 손님 오늘 하루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게 해줄게요.
"좋다."
다정한 지욱의 말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던 해영의 머릿속에 잊고 있던 일이 생각나버렸다.
"근데 너 아침 못차려."
"응? 왜요?"
"차단기 내려갔잖아. 냉장고. 아, 망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지욱의 얼굴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내가 다~ 치우고 다시 다~ 채워놓을게요."
"응, 더 해 봐."
"그 전에 나가서 맛있는 아침밥도 사오고."
"그리고?"
"그리고.. 그 전에.."
싱긋 미소지으면서 무언가 기대하는 해영의 눈빛을 알아챈 지욱이 옅게 웃었다. 맞아. 그 전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있지.
"음.. 음.."
지욱은 생각하는 척 하면서 해영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그리고 해영의 고개 위로 지욱의 얼굴이 떨어지려는 순간, 도어록 조작음이 들렸다.
"다녀왔습니다."
안타깝게도, 하필 이 순간, 자연이 돌아왔다.
--
오늘 나올 장면이긴 한데 겸사겸사 혐생에 신물나서 잠깐 쪄왔어.
짤은 https://theqoo.net/dyb/3419197840 https://atrcn.tistory.com/31 에서 업어옴
이제 화면해설도 두개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