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흔하디흔한 마약 수사극 '강남 비-사이드'는 시청자들에게 '맛있는 김치찌개'로 기억될 수 있을까.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극본 주원규 박누리/연출 박누리)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다. 화려한 도시 강남의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사건들을 조명하며 신선한 충격과 독보적인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해 기대감을 높인다.
(강남비 1,2화 스포, 줄거리 중략)
마약 카르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가 주인공인 '강남 비-사이드'는 그동안 보아온 흔한 '마약 수사극'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카르텔로 얽히고설킨 화류계 사람들, 이를 비호해주는 비리 경찰과 검찰, 그들을 쫓는 정의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전혀 새롭지 않게 다가온다. 하지만 '돌아이 포주' 윤길호가 강남을 휘젓는 순간,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주 노릇을 하면서도 아가씨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것은 참지 못하고, 양아치들의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본인이 관리하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윤길호의 모습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적이다. 그러나 덕분에 윤길호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지고, 극 몰입도가 확 높아진다.
시청자들은 흔한 소재로 잘 만든 드라마들을 '잘 끓인 김치찌개'에 비유한다. 평범한 재료라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잘 만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비유한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남 비-사이드'는 잘 만든 김치찌개가 될 조짐을 보인다. 극을 정의로운 강동우와 빌런 노준서의 대치로 단순하게 전개하지 않고,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윤길호를 투입해 스토리를 다면적으로 풀어낸다. 덕분에 '강남 비-사이드'는 순식간에 시청자들을 극 안으로 이끈다. 여기에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없는 검사 민서진(하윤경 분) 역시 극에서 존재감을 발산할 것으로 보여 흥미를 높인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눈에 띈다.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를 '제 것'으로 소화하는 조우진은 팍팍한 사회생활로 인해 권태로워졌음에도 투철한 정의감을 놓치 않는 형사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지창욱의 변신도 놀랍다. 그는 강남 일대를 휘어잡은 무법자이자 스스로 살해 용의선상에 오른 미스터리한 브로커를 연기하며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준다. '사건의 시작점'이 된 김형서는 초반부터 강렬한 연기를 통해 극을 압도한다. 전체적으로 극을 시청할 때 방해되는 '연기 구멍'이 없다
'강남 비-사이드' 1~2회는 빠른 호흡으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넥스트'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에 남은 회차에서도 탄탄하게 전개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청자들에게 '강남 비-사이드'가 '잘 끓인 김치찌개'로 남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https://naver.me/GtUGcK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