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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 원작 소설가들이 직접 답하는 영상화를 기다리는 마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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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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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질문


➊ 영상화 제안과 감독·배우 소식을 접했을 때의 감흥

➋ 영상으로 표현될 인물과 배경에 대한 기대

➌ 눈앞에 어떻게 펼쳐질지 가장 궁금한 소설 속 대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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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


‘광대한 SF의 세계에서 가장 또렷하게 빛나는 이름. <스펙트럼>은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실렸다.’


<스펙트럼>(김보라 감독 연출로 영화화)


➊ 제안 자체도 반가웠지만 무엇보다 김보라 감독님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 무척 기뻤습니다. 확정될 때까지 두근두근하며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➋ 미리 어떤 방향을 기대하는 대신 영화와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➌ 역시 외계 행성의 모습과 색채 언어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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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작가


‘지금 청소년문학의 가장 생동하는 기상. <죽이고 싶은 아이> 1, 2권을 썼으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조은지 감독 연출로 시리즈화)


➊ 맨 처음 드라마 제안을 받고 입을 틀어막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쓴 이야기가 영상으로 나온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누가 장난을 치는 건 아닌가 하고 의심스럽기까지 했죠. 동시에 겁도 났습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의 아류작을 써내거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다가 결국에는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저를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➋ 주인공인 두 은유가 서로 편지를 주고받기는 하지만 과거의 은유와 미래의 은유의 시간은 서로 다르게 흘러갑니다. 미래의 은유가 보내는 며칠이 과거의 은유에게는 몇년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미래의 은유는 중학생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반면 과거의 은유는 어린아이였다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다가 점차 성인이 돼갑니다. 제가 영상으로 잘 표현되길 바라는 건 편지와 함께 남겨진 현재 은유의 모습, 그리고 먼 과거에서부터 빠르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과거 은유의 ‘시간적 흐름’입니다. 낯선 타인이었던 두 은유가 서로를 향해 가장 애틋한 마음을 가지기까지의 과정이 이 이야길 드라마로 만날 분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➌ 책의 제목이 된 부분이자 소설의 가장 마지막 부분입니다. 과거의 은유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 편지를 썼을지, 시간이 흘러 그 편지를 받은 미래의 은유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하여 과거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과거로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가고 있을’ 장면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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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


‘미로 같은 이야기에 약도를 주지 않는 예측 불가의 설계자. 저작 <위저드 베이커리>는 연극, <아가미>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바 있다.’


<파과> (민규동 감독 연출, 이혜영·김성철·김무열 주연으로 영화화)


➊ <파과>는 2013년에 초판이 발간된 직후부터 충무로(요즘도 충무로라고 대유법을 쓰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곳곳에서 꾸준히 노크가 왔던 책입니다. 업계의 여러 사정과 제작 환경상 수차례 소위 ‘엎어졌던’ 전적이 잦은 타이틀이기도 해 영화사 수필름(<파과>의 제작사.-편집자)에서 제안이 왔을 때쯤에는 단 하나, ‘이번만큼은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만 남아 있었습니다. 환호작약이라고 해야 할지 좀더 가슴이 뛰고 꿈에 부푼 소회를 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실상은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저도, 독자들도, 앞으로 영화를 보게 될 그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영화의 메가폰을 잡는다고 해도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아야지, 거의 무관심이라고 할 정도로 잊고 지내야지 하고 평소 생각해왔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원작자가 난입의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고 그건 어떤 방식으로든 작품에 해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님이라면 연출 방향이나 포인트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혜영 선생님의 연기는 류승완 감독의 2001년작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이걸로 선생님이 조각 역할을 맡은 것의 마땅함에 대한 모든 서술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다.
➋ 저는 정말로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기대가 없다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당연히 어떤 방식으로든 아름답게, 납득이 가게 영화로 잘 표현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그 아름다움의 세부를 상상하고 궁금해하기 시작하면 저는 초조해져서 자꾸만 영화제작사와 감독님과 출판사의 옆구리를 찔러가며 그분들을 괴롭히게 될 겁니다. ‘그 장면, 그거 어떻게 하기로 했대요? 분량은 얼마나 된대요? 대사는? 장면은? 헤어·메이크업·코디는?… 그건 정말이지 영역 침범일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 그 누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만약 원작자로서가 아니라 개봉을 기다리는 한명의 관객으로서 기대한다면 이런 것일 겁니다. 소설 속의 장면을 그대로 충실하게 구현했으리라는 기대가 아닌, 그 무엇이 됐든 소설 그 너머를 보여주리라는 기대 말입니다.
➌ 앞의 맥락에 이어 소설 속 대목을 어떻게 옮겨놓았을지 궁금해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오히려 저는 소설 속 대목이 아니라 소설에 없는 장면이 궁금합니다. 제작사에서 공개한 몇컷의 사진 덕분에 소설 속에 없음이 분명한 수중촬영 장면이 극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편집 과정에서 삭제될 수도 있겠지만 그 수중 장면이 어떤 상황에 삽입됐을지 궁금해서 이것만큼은 원작자 패스를 써서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둘씩 묻기 시작하면 결국 각색이 어떻게 됐느냐고 원작자가 대본에 참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지기 때문에 참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수많은 관계자가 혼신을 다해 만든 작품이 무사히 개봉까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것이며, 거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뿐만 아니라 영화를 기다리는 분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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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


‘동화와 청소년 소설, 로맨스 소설까지 오가며 상처를 직시해온 이야기꾼.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원작자다.’


<트렁크> (김규태 감독 연출, 공유·서현진 주연으로 시리즈화)


➊ 공유, 서현진 배우의 출연 소식을 들었을 때 이토록 멋지고 든든한 대들보가 또 있을까 하고 감탄했습니다. 작품 속 인물들이 홀연 다가온 듯 반갑고 기뻤습니다.
➋ <트렁크> 속 주요 인물들은 단단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동시에 소통이 간절한 인물들입니다. 그들의 눈이 뜨이고 마음이 열릴 때 비로소 소통의 물꼬가 트이지요. 영화가 무심한 듯 섬세한 감정 변화를 점진적으로 개성 있게 잘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➌ 인지(서현진)가 정원(공유)의 집으로 들어서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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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작가


‘세련된 포장지 속 부서진 사탕 같은 현대인의 마음에 호기심을 가져온 작가.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스타일>, 에세이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 있다.’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조찬모임> (임선애 감독 연출, 수지·이진욱 배우 주연으로 영화화)


➊ 영상화를 제안받았을 때가 2022년 초였습니다. 그때 수지 배우가 윤사강 역할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함께 접했고 놀라움과 기쁨, 고마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소설을 쓰며 떠올린 윤사강 특유의 ‘사연 많은 서정성’을 수지 배우가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안나>까지 보고 나니 그럴 거라는 확신이 더욱 들더군요. 사실 캐스팅 소식을 들은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건축학개론>의 카피 속 국민 첫사랑은 10년 후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진욱 배우는 <연애시대> 때부터 줄곧 팬이었던 터라 그가 남자주인공 지훈 역이라는 얘길 듣고서는 아이처럼 “야호!”를 외칠 만큼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임선애 감독님의 경우 <세기말의 사랑>을 무척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여자주인공 영미(이유영)가 뿌연 김이 나는 창문에 그려넣은 하트 사이로 짝사랑하는 남자(노재원)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첫 장면이 참 귀여웠는데요. 이런 영화를 만든 감독님이 이 소설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정말로 궁금합니다.
➋ ➌ 실연 후, 보이지 않던 것을 보고 듣지 못하던 것을 듣게 된 유령 같은 사람들, 습기로 너덜거리는 벽지 같은 어떤 마음들이 영상으로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실연이 어떤 ‘색감’으로 그려질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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