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2일 종영하는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의 인기가 뜨겁다. ‘모범택시’, ‘천원짜리 변호사’ 등 받은 만큼 돌려주는 ‘눈눈이이’식 사적 복수극이 꾸준히 흥했지만, ‘지옥 판사’는 응징의 주체가 사법부 판사라는 점에서 관심과 전율이 배가됐다. ‘이제 진짜 재판을 시작하겠어’라며 인면수심 흉악범 심장에 칼을 꽂는 판사라니.
‘지옥 판사’의 한 관계자는 “작년 12월부터 7개월간 찍었는데 박신혜와의 작업은 엔도르핀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호흡이 척척 맞고 케미가 좋은 작감배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는 박진표 감독의 연출에 박수를 보내고, 감독은 ‘글이 워낙 훌륭해서’라고 받는다. 두 사람과 스튜디오S는 ‘박신혜가 너무 잘 해줬다’며 배우에게 마지막 공을 돌린다.
◆박신혜 소화한 의상만 거의 300벌
이들에 따르면, 박신혜는 집합 콜 시간에 한 번도 늦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끔 열악한 촬영 현장을 만나도 싫은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스태프는 박신혜에 대해 “머리가 명석하고 상황 판단력, 공감 능력이 매우 뛰어난 배우다. 실제 성격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역 출신이라 눈치도 빠르고 성인 연기자로 잘 넘어온 만큼 꼬인 부분이 없고 자신감도 가득하다는 설명.
극 중 강빛나 판사가 블링블링한 스타일로 설정돼 매회 갈아입어야 할 옷이 스무 벌이 넘었지만, 의상 교체 문제로도 잡음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한 팀원은 “여배우들은 촬영 전 모든 의상을 시착, 컨펌한 뒤 촬영에 임한다”며 “그런데 이번처럼 300벌 안팎의 의상을 소화하면 이런 과정이 불가능하다. 때론 원치 않는 의상, 구두가 오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신혜 씨가 얼굴 붉히는 걸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스타일리스트와 의상팀에게 ‘저를 위해 애쓰시는데 잘 입어볼게요’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귀띔했다.
간혹 성격 있는 여배우들은 컨펌한 옷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이즈가 작으면 본인 탓 대신 차나 대기실에 들어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괜히 힘없는 코디, 매니저에게 화풀이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흐리는 거다. 물론 박신혜도 선호하는 브랜드, 취향이 있지만 작품을 위해선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는 편.
◆작감배의 승리, 원톱 여주로 자리매김
SBS 한 임원은 “박신혜에게 ‘지옥에서 온 판사’는 원톱 여주로 자리매김하게 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멜로물을 주로 찍으며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면 이젠 여성 서사물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든든한 재목으로 성장했다는 격려다. 박신혜는 손예진과 더불어 호불호 없는 여주 이미지 덕분에 그간 장근석, 이민호, 이종석, 현빈 등 간판급 한류 스타들과 멜로에 자주 기용됐다.
그는 “사실 기획 단계 때 물망에 오른 0순위 여배우가 따로 있었지만, 건강과 스케줄 문제로 연령대를 살짝 낮춰 박신혜로 바뀌었다. 그걸 알고 있는 박신혜가 몸을 아끼지 않고 이를 악물고 연기했고 자신의 실력을 좋은 성과로 증명해냈다”고 덧붙였다.
‘지옥 판사’의 제작진은 “매사에 진심을 담아 연기한 박신혜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었을까 싶다”며 “최종 2회가 남았는데 강빛나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사회적 메시지가 13~14회에 잘 담겨있다. 끝까지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https://naver.me/xyT1ELjk